한은 “美 SVB 파산, 국내 영향 제한적…외국인 자금유출 우려는 상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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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라는 외부 충격이 부동산 시장 부진과 경기 둔화라는 국내 취약 요인과 맞물리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SVB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지만,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exposure·위험노출액)가 높은 취약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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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사태 심화시 취약 금융기관 신용위험 고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라는 외부 충격이 부동산 시장 부진과 경기 둔화라는 국내 취약 요인과 맞물리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SVB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지만,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exposure·위험노출액)가 높은 취약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22일 발표한 ‘3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부채 구조의 취약성, 금융부문간 높은 상호연계성 등이 금융시스템이 주요국의 통화긴축, SVB 파산 등 대내외 여건 변화에 과도하게 반응할 소지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는 가계대출에서 변동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76.4%에 달했다. 문제는 변동금리 중심의 부채구조는 금리 상승기에 가계·기업의 채무상환부담을 키운다는 점에서 경제와 금융시스템에 부정적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발생한 레고랜드 사태 등 우발적 신용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일부 기업과 금융기관의 신용위험과 유동성 악화가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부동산 경기 부진이 금융기관의 건전성 저하와 함께 금융시장 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현재 금융시장 뇌관으로 꼽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매개로 부동산 산업과 자본시장간 연결고리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은행은 SVB 파산이 국내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내 금융기관 SVB와 자산 부채 구조가 다르고 각종 금융규제로 인해 유동성과 건전성 상황도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국내 금융기관은 SVB와는 자산·부채 구조가 다르고 각종 금융 규제로 인해 유동성과 건전성 상황도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1월 기준 국내 은행의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32.5%로 규제비율인 80%를 크게 웃돌고 있다.
국내 은행은 예대업무 위주의 영업 구조로, 총 자산 중 채권을 비롯한 유가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18.1%에 불과하다. 저축은행은 그 비중이 4.8%로 더 낮다. SVB의 경우 이 비중이 56.7%에 달했다. 보고서는 “국내 금융기관은 총 자산에서 채권 비중이 낮기 때문에 이에 연계된 금리 리스크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SVB 사태에서 나타난 ‘운용자산 손실 확대→뱅크런(bank run·대량 예금인출)→유동성 부족’ 등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악화되면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일부 취약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경계감이 고조되면서 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은 유의해야 한다고 봤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 경우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되고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나아가 “특히 부동산 익스포저가 많고 대내외 충격에 취약한 부문에 대한 조기경보 활동과 금융기관 건전성 점검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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