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림 KT CEO 후보 사의... “與 반발에 정상 경영 어렵다 판단한듯”

김봉기 기자 2023. 3. 2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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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차기 CEO(최고경영자) 후보.

KT 차기 CEO(최고경영자) 후보로 결정된 윤경림 사장(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이 후보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사의 표명을 한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윤 후보는 전날 KT 이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더 버티면 KT가 망가질 것 같다”면서 차기 CEO 후보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당시 그 자리에 있던 이사들이 윤 후보를 만류를 했지만, 윤 후보는 계속 사의 표명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윤 후보나 이사회로부터 이와 관련된 얘기를 전달받은 것이 없다”며 “현재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했다.

본지는 윤 후보에게 입장을 듣기 위해 계속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윤 후보는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7일 KT 이사회로부터 차기 CEO 최종 후보로 결정됐으며, 오는 31일 열리는 주주총회 때 선임 안건을 상정해 찬반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 “주총 통과돼도 與반발에 정상 경영 어렵다 판단한 듯”

통신업계 내에선 윤경림 KT 차기 CEO(최고경영자) 후보가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윤 후보를 둘러싸고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여권(與圈) 내 반발 기류과 검찰 수사 압박 때문이 아니겠느냐”라는 분석이 나온다.

KT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라면 설사 오는 31일 주주총회에서 윤 후보가 차기 CEO로 선출된다고 해도, 정부의 규제를 받는 통신산업의 특성상 원만한 경영이 어려울 수 있다”며 “윤 후보도 결국 이런 모든 걸 고려해 사의 표명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 후보는 당초 CEO 연임에 도전했다가 포기한 구현모 현 KT 대표 다음으로 KT 이사회가 경선을 거쳐 차기 CEO후보로 뽑은 인물이다. 하지만 여권은 현 KT 사내이사를 맡고 있으면서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기도 한 윤 후보가 주요 후보군으로 압축됐을 때부터 ‘구현모의 아바타’ ‘이권 카르텔’이라고 비판해왔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2일 국회에서 이 같은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비록 윤 후보가 지난 7일 차기 CEO후보로 내정된 뒤 자신을 향한 여권 내 부정적 여론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CEO선임절차와 이사회 구성 문제를 점검하는 ‘지배구조개선TF’를 구성하고 ‘윤석열 대선 캠프’ 출신인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을 새로운 KT 사외이사로 영입하려고 했지만,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임승태 사외이사 후보로 발탁된 지 이틀 만에 사퇴하면서 상황이 더욱 꼬이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검찰이 지난 9일부터 구현모 현 대표와 윤경림 차기 CEO후보에 대한 수사도 착수한 상태였다. 이는 지난 7일 한 시민 단체가 서울중앙지검에 두 사람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한 데 따른 것으로, 이 사건은 공정거래조사부에 배당돼있다. 제기된 의혹 중에는 구현모 대표의 친형이 운영하는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을 2021년 7월 현대차가 인수하는 과정에 구 대표와 윤 후보가 관여돼있는 내용도 있다. 당시 윤 후보가 현대차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었는데, 현대차가 구 대표의 친형 회사를 거액에 인수한 지 두 달 뒤, 구 대표가 새로 마련한 KT 임원 자리에 윤 후보가 발탁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윤 후보 측은 “윤 후보가 현대차 재직 당시 의사결정과 관련된 부서에 근무하거나 관여하지 않았다. 윤 후보자는 자신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KT에 다시 합류한 것”이라고 의혹을 부인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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