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화유동성 충격 온다면…"증권사 가장 취약, 상대적 대응여력 ↓"

하상렬 2023. 3. 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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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무역수지 적자, 글로벌 유동성 위축 등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강한 유동성 충격이 왔을 경우 국내 금융기관 중 증권사에서 유동성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이 '외화유동성 스트레스 실험'을 진행한 결과 극심한 외화유동성 충격이 발생할 경우 비은행금융기관, 특히 증권사에서 유동성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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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3월 금융안정 상황 발간
'외화유동성 스트레스 실험' 결과
증권사 외화자금 확보액 대비 유출액 비율 80%
금융시장 전반 상황은 양호…1월 외화 LCR 132.5%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최근 무역수지 적자, 글로벌 유동성 위축 등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강한 유동성 충격이 왔을 경우 국내 금융기관 중 증권사에서 유동성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이데일리DB
한국은행은 23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3월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이 ‘외화유동성 스트레스 실험’을 진행한 결과 극심한 외화유동성 충격이 발생할 경우 비은행금융기관, 특히 증권사에서 유동성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나왔다. 외화자금 확보액 대비 유출액 비율을 대략 추정했을 때 증권사는 약 80% 정도로 추정됐다. 보험사(약 5%), 여전사(약 25%), 국내은행(약 40%), 외은지점(약 35%)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출액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화자금 확보액 대비 유출액 비율은 100%에 가까울수록 외화유동성 여력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를 초과할 경우 확보액 대비 유출액이 더 많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증권사는 글로벌 주가지수 급락 땐 마진콜 납부,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관련 담보 납입 등 우발적 외화자금 수요 급증으로 대응 여력이 상대적으로 낮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보험사와 여전사는 양호할 것으로 해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보험사는 유가증권 보유 규모가 커 외화 유출 리스크에 대응 가능하고, 여전사는 발행 채권의 적절한 잔존만기 분산효과로 인해 외화 유출 규모가 작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한은은 금융시스템 전체론 외화유동성 상황이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지난 1월 중 132.5%로 규제기준(80%)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등 양호한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외화LCR은 은행 보유 고유동성자산을 30일간 순현금유출액으로 나눈 값으로, 위기 시 고유동성자산의 매각 등을 통해 외화자금 유출을 감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한은은 “향후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될 경우 외화예수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유출 가능성이 큰 도매자금(채권, 차입금 등)의 조달 비중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축소되면서 외화유동성 리스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스트레스 테스트 등 점검을 지속하는 한편, 비은행금융기관들은 위기 시 활용 가능한 차입약정 확충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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