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암모니아 연료전지' 추가 투자한 까닭

미국 Amogy에 5000만달러 추가 투자
청정 에너지시장 노린 포석…협력 강화

SK이노베이션이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암모니아 연료전지) 사업에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투자다. 향후 청정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에 대비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암모니아 연료전지는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해 성장성이 높은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투자한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암모니아 연료전지) 시스템 전문기업 ‘Amogy(아모지)’에 5000만달러(약 654억원)를 추가 투자했다고 23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Amogy가 최근 모집한 1억39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B-1’투자에 참여했다. 이번 투자는 SK이노베이션의 주도로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기업 아람코의 투자사 아람코벤처스, 영국 수소산업 전문 투자기업 AP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또 일본 최대 해운사 상선미쓰이(商船三井, MOL)의 투자사 MOL플러스, 일본 산업용 엔진 전문기업 얀마(Yanmar)의 투자사 얀마벤처스, 일본 화학기업 제온(Zeon)의 투자사 제온벤처스, 한국 고려아연 등도 이번 투자에 동참했다.

Amogy가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해 실증을 진행했던 대형트럭 / 사진=SK이노베이션

2020년 11월 설립된 Amogy는 수소와 질소의 화합물인 암모니아를 연료전지 연료로 주입해 탄소배출 없이 동력을 발생시키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암모니아는 같은 액화상태일 때 수소보다 저장, 운반이 경제적이고 용이하다.

Amogy 기술의 핵심은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크래킹(cracking)’ 과정을 기존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과 일체화했다는 점이다. SK이노베이션은 Amogy의 기술력이 ‘Carbon to Green’ 비전과 일치한다고 보고 지난해 Amogy에 3000만달러를 투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추가 투자를 계기로 전략적 투자자로서 Amogy와 밀접한 협업관계를 구축하게 됐다. 청정 에너지 수요가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지역 내에서의 사업개발과 상업화를 위한 협력 등 협력 범위를 확대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탄소감축을 위한 핵심 기술기반을 확보하고 Amogy는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네트워크 및 사업경험을 활용한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Amogy는 지난 2021년 5㎾급 드론, 지난해 100㎾급 트랙터를 암모니아로 구동했다. 올해 1월에는 300㎾급 클래스8(총 중량이 3만3000파운드(약 15톤)에 이르는 미국의 대형트럭 최대 규격) 대형트럭까지 암모니아를 연료로 주행하는데 성공했다.

Amogy는 시리즈B-1 투자 후 시스템 적용 범위를 선박까지 넓히기 위해 연내 예인선을 활용한 실증 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4년 본격적인 상업화가 목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탄소배출 없는 청정 에너지 공급을 위한 암모니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에 SK이노베이션과 Amogy는 인식을 같이하고, 앞으로도 관련 R&D와 시장 확대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웅 (polipsycho@bizwat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