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금융불안지수 5개월 연속 ‘위기’ 수준…“신용위험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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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단기 금융시스템 상황을 나타내는 금융불안지수(FSI)가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위기'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금융불안지수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위기 단계에 머물렀고, 지난달에야 22 아래로 소폭 떨어졌다.
정부의 시장 안정화 조치 등에 힘입어 레고랜드발(發) 유동성 위기가 누그러지면서 금융불안지수도 11월(23.1), 12월(22.1), 올해 1월(22.7)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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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금융불안지수 21.8 ‘위기 단계’ 육박
한은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
고금리·부동산 침체로 신용위험 경계감 확대
무역적자 지속도 대외 리스크
우리나라의 단기 금융시스템 상황을 나타내는 금융불안지수(FSI)가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위기’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가 촉발한 자금시장 경색은 풀렸지만, 가파른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한파가 지속되면서 경제 전반의 신용위험 경계감이 커진 영향이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사태의 충격이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경우 신용위험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불안지수는 지난 2월 기준 21.8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직후에 기록한 23.6보다는 낮아졌지만 위기 단계(22 이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금융불안지수는 지수가 높을수록 그만큼 금융불안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지수가 8을 넘으면 ‘주의 단계’, 22를 넘으면 ‘위기 단계’로 분류된다. 앞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 때도 금융불안지수는 위기 단계로 급등했다.
지난해 2월 6.8였던 금융불안지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3월에 8.9로 상승하면서 주의 단계에 들어섰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여파로 5월에는 13.1까지 뛰었다. 레고랜드 사태로 국내 자금시장 경색과 금융불안이 심화된 10월에는 23.6까지 치솟았다. 주의 단계에서 위기 단계로 진입하는 데 걸린 시간은 7개월이다.
우리나라 금융불안지수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위기 단계에 머물렀고, 지난달에야 22 아래로 소폭 떨어졌다. 정부의 시장 안정화 조치 등에 힘입어 레고랜드발(發) 유동성 위기가 누그러지면서 금융불안지수도 11월(23.1), 12월(22.1), 올해 1월(22.7)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2월 수치 자체도 22에 육박해 위기 단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긴 어렵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내 금융시스템은 시장안정화 조치 등에 힘입어 금융시장 불안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금융불안지수가 위기 단계 수준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가계·기업 등 경제주체의 신용위험과 대외부문 관련 경계감이 높아졌다고 한국은행은 진단했다. 연속 금리 인상으로 대출을 받은 가계와 기업의 채무상환부담이 커진 것은 물론,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차주의 비율을 뜻하는 대출 연체율도 상승한 점이 대표적인 신용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주요국의 통화긴축 정책, 최근 SVB 파산 사태와 같은 외부 충격과 맞물릴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부실해져 제2금융권과 건설사가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잠재적인 신용위험으로 지목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발생한 레고랜드 사태 등 우발적 신용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일부 기업과 금융기관의 신용위험과 유동성 악화가 금융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금융시스템 내 중장기적 취약성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지난해 말 기준 44.6를 기록했다. FVI는 2021년 2분기 58.2로 고점을 찍고 서서히 하락하고 있으나, 여전히 장기평균(41.1)을 웃돌았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 등으로 그간 누적된 금융불균형 위험이 축소되면서 향후 금융시스템 내 중장기적 취약성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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