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CS 사태 영향 제한적이지만…"달러 조달 어려워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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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3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이 국내 금융시장과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이 경우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되고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SVB 등 미국 중소형은행 파산, CS 은행 관련 우려로 기관들의 현금확보 수요가 늘면서 달러화 조달 비용이 큰 폭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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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3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이 국내 금융시장과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글로벌 금융 여건의 불확실성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또 SVB 파산 등 영향으로 기관들의 현금확보 수요가 커지면서 달러화 조달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3년 3월)' 보고서에서 "국내 금융시장은 SVB 파산 직후 변동성이 높아졌으나 미국·스위스 정책당국의 빠른 대응과 함께 시장 기대가 미국 연준(Fed·연방준비제도) 긴축기조 완화로 기울면서 글로벌 금융 불안 우려가 진정되고 국내 금융시장 내 위험회피 심리 확산도 제한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SVB 파산 사태는 미국의 가파른 금리인상 등 영향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돈줄로 불리던 SVB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이 발생한 지 약 2일 만인 3월 10일 파산한 사태다. 이후 암호자산 거래 관련 시그니쳐은행이 폐쇄(3월 12일)됐고 스위스 2위 은행인 크레딧스위스(CS)은행의 유동성 위기도 떠올랐다.
이러한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렸다. 구체적으로 한은은 국내 채권시장 금리는 SVB 파산 직후 미국 국채금리 급락의 영향으로 하락했지만 이후 연준의 통화 긴축 완화 기대로 하락폭은 제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식시장을 보면 코스피는 SVB 사태 직후 외국인 순매수로 소폭 상승(13일 기준 전일 대비 +0.7%)했다가 이후 등락을 반복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10일 종가 기준 1320원대에서 큰 폭 하락한 이후 최근 1300~1310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또 한은은 SVB 파산 사태가 국내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한은은 "국내 금융기관은 SVB 등과 자산·부채 구조가 상이하고 각종 금융규제로 인해 유동성 및 건전성 상황도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융업권별 외화유동성 리스크·외화 유출 충격 시 감내할 수 있는 능력을 점검한 결과 외화유동성 상황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구체적으로 국내은행은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이 1월 중 132.5%로 규제 비율(80%)을 크게 웃돌고 있다.
급격한 외화 유출의 충격 발생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도 이러한 평가를 뒷받침했다. 테스트 결과 대규모 외화자금 유출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국내 금융기관은 대체로 외화자금 여유액(확보액-유출액)을 보유하고 있어 감내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밖에 한은은 "국내 금융기관은 예대 업무 위주의 영업구조로 총자산 중 채권 비중(채권 등 유가증권 비율 일반은행 18.1%, 저축은행 4.8% 등)이 낮고 이에 연계된 금리리스크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이러한 점에 비춰 SVB 사태와 같은 '운용자산 손실 확대→뱅크런→유동성부족' 등이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다만 한은은 글로벌 금융 여건이 급변할 경우 △금융시장 가격변수의 변동성 확대 △일부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 경계감 부각 △취약부문의 잠재 리스크 현실화 우려 등에 대해선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한은은 "이 경우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되고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SVB 등 미국 중소형은행 파산, CS 은행 관련 우려로 기관들의 현금확보 수요가 늘면서 달러화 조달 비용이 큰 폭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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