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채무 현실화되면 일부 건설사 부실위험 큰 폭 증가"-한은

세종=유재희 기자 2023. 3. 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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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3일 부동산 경기 악화 여파로 건설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안좋아졌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2022년 3분기 말 현재 상장 건설기업의 재무건전성은 전년 대비 소폭 악화됐으나 전반적으로는 양호한 수준"이라면서도 "재무제표 이외 항목인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을 감안할 경우 우발채무 현실화 시 일부 건설기업의 부실 위험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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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사진은 26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의 모습. 2022.12.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은행이 23일 부동산 경기 악화 여파로 건설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안좋아졌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채무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건설기업의 경우 우발채무가 현실화되면 부실 위험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3년 3월)' 보고서에서 "최근 부동산경기 위축, 미분양주택 누증 등 건설업 영업환경 악화로 건설기업의 재무건전성이 다소 저하되면서 부실 위험이 소폭 증대됐다"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3분기 말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비금융 상장기업 2392개 중 건설업 72개 기업의 △재무건전성 △부실 위험 △부동산 관련 우발채무를 분석했다.

재무건전성을 보면 지난해 2022년 1~3분기 중 상장 건설기업의 상환능력, 유동성, 안정성이 다소 저하됐다.

상환능력을 살펴보면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은 3.0배로 2021년(6.5배) 대비 상당폭 하락했다. 취약기업(영업이익만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비중도 36.1%로 전년(28.9%)보다 상승했다.

유동성 여건도 나빠졌다.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149.5%로 2021년 말(166.8%)보다 하락했다. 유동성우려기업 비중도 18.1%로 전년(13.3%)에 비해 상승했다. 유동성우려기업은 1년 내 상환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부채가 1년 내 현금화 가능한 유동자산보다 많은 유동비율 100% 미만 기업이다.

안정성도 부실해졌다.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은 107.9%로 2021년 말(97.4%)보다 상승했다. 다만 과다부채기업(부채가 자기자본의 200% 초과) 비중은 19.4%로 전년(27.7%)보다 하락했다.

건설기업의 부실 위험을 보면 중위 부실위험(기업이 부도 상태로 전환될 확률)은 0.613%로 2021년 말(0.603%)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부실 위험기업(부실 위험 5% 초과) 비중은 2.8%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아울러 일부 건설기업의 경우 상당 규모의 부동산 PF 관련 채무보증을 제공하고 있었다. 보고서는 이러한 우발채무 현실화 시 건설기업의 부실 위험이 커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우발 채무는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채무로 향후 일정한 조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채무다. 프로젝트의 분양률이 저조할 경우 등에 따라 우발 채무가 현실화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상장 건설기업 중 32개 기업이 PF대출 및 유동화증권에 대한 채무보증을 제공하고 있었다. 이 중 일부 기업은 자기자본의 2배를 초과하는 PF 채무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또 중도금대출보증 등 기타 채무보증을 모두 포함할 경우 44개 기업이 부동산 관련 우발채무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10% 정도의 우발채무 규모는 자기자본의 5배를 초과했다.

한은은 "2022년 3분기 말 현재 상장 건설기업의 재무건전성은 전년 대비 소폭 악화됐으나 전반적으로는 양호한 수준"이라면서도 "재무제표 이외 항목인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을 감안할 경우 우발채무 현실화 시 일부 건설기업의 부실 위험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무제표상 재무비율로 평가한 부실 위험이 이미 5%를 초과한 기업은 물론 PF 채무보증 제공 규모가 큰 건설기업과 이들이 시공·보증한 PF사업장에 대한 미시적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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