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가격에 사나요”…아파트값 반등 기류에 ‘문의 뚝’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3. 2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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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상 상승 거래 증가했지만
시장 관망세 짙어...매수세 주춤
가격 줄다리기 하반기까지 이어질듯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 = 강영국 기자]
지난달 5% 이상 매매가격이 상승한 아파트 거래 비율은 커진 반면, 5% 이상 하락한 거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거래와 비교한 결과다.

23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직전 거래 대비 5% 이상 상승한 거래 비율은 전월(21.1%)보다 확대된 24.2%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매매가격이 5% 이상 하락한 거래 비율은 1월 38.7%에서 2월 31.4%로 줄었다.

이는 동일한 아파트 단지의 같은 면적이 반복 거래됐을 때 직전 거래와의 가격 차이를 비교한 수치로, 실거래 신고가 완료되지 않은 2월 거래까지 반영될 경우 결과가 변경될 여지는 있다.

같은 기간 서울의 5% 이상 상승한 아파트 거래 비율은 16.3%에서 20.0%로 늘었다. 5% 이하 하락 거래는 41.7%에서 30.3%로 10% 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인천 역시 아파트값이 5% 이상 상승한 거래가 1월 18.8%에서 2월 22.3%로 늘었고, 하락 거래는 40.8%에서 29.2%로 감소했다. 경기의 이 비율 증감율은 각각 4.3% 포인트(17.9%→22.2%), -10% 포인트(40.7%→30.7%)다.

거래량도 차이를 보였는데 지난 2월 전국 아파트 대폭 상승 거래량은 전월(3618건)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6768건을 기록한 데 비해, 대폭 하락 거래량은 6633건에서 8797건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서울 역시 같은 기간 5% 이상 상승 거래량은 167건에서 344건으로 늘었고, 5% 이하 하락 거래량은 429건에서 523건으로 증가했다.

호가 올리는 집주인…급매물만 찾는 수요자
최근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로 집값 바닥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가 다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급매물이 소진된 후 매물 금액이 높아지면서 매수자들이 추격 매수에 나서지 않고 관망세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의 가격 줄다리기가 심해지면서 이달은 오히려 거래량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지난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63건에 그쳤다. 지난달에는 2348건을 기록해 2021년 10월(2198건)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2000건을 넘어선 것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면 다음 달 말까지인 거래 신고 기간을 고려해도 2월보다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최근 매수자들이 소극적으로 돌아선 데는 호가 상승과 더불어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내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집주인들이 급하지 않아서 호가를 낮추지 않고 버티면 문의 조차 없다. 최근에는 급매가 거의 다 소진되면서 매물 가격이 이전보다 높아졌는데 또 다시 문의가 뚝 끊어졌다”고 말한다.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늘면서 매물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현재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총 5만8954건으로 지난달 말(5만6587건) 대비 2367건(4%)이 증가했다.

정성진 부땡톡 대표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려도 매수세가 따라붙어야 추세적인 반등이라고 볼 수 있는데, 현재는 매수 심리가 회복됐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거래량이 소폭 증가하는 혼조세 또는 단기 반등이 맞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블유 형태의 곡선을 그리면서 올 하반기까지 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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