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로 막힌 친환경쌀…생산 기반 흔들리나
[KBS 창원] [앵커]
쌀 가격 하락 속에 경남의 친환경 쌀 생산 농가들이 요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가정의 쌀 소비는 물론 학교 급식 등 판매처가 크게 줄면서 재고가 급증하기 때문인데요.
수십 년 동안 쌓은 친환경 농산물 생산 기반마저 흔들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제기됩니다.
보도에 배수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친환경 메뚜기 쌀로 유명한 산청군의 한 영농조합법인입니다.
저온 저장 창고의 문을 열자, 대형 포대에 쌀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창고의 다른 칸도 마찬가지, 쌀 포대가 천장까지 닿을 정돕니다.
이 영농법인이 지난해 수매한 친환경 쌀은 250톤, 하지만 아직 판매되지 않은 재고 물량이 180톤에 이릅니다.
예년보다 80% 가까이 많습니다.
최대 판매처였던 다른 지역 학교 급식 등 판매가 크게 줄어든 게 이유입니다.
[김홍대/오부친환경영농조합법인 대표 :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이 외식을 하면서 쌀을 평소 보름 먹던 걸 한 달 정도 먹는 것 같아요. 주문이 안 오니까 주문량이 떨어졌고, 학교에 우리가 쌀을 넣었는데 쌀이 안 들어가고…."]
일반 소비자들의 선택이 줄어든 것도 마찬가집니다.
창원의 한 농협 할인 매장, 경남에서 생산한 다양한 브랜드 쌀이 판매되지만, 2년 전부터 친환경 쌀은 아예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김욱배/농협하나로마트 창원점 팀장 : "친환경 쌀이 다른 일반미에 비해서 가격이 비싸다 보니까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손이 가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재고는 쌓이고…."]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아 일반 쌀보다 품이 더 많이 들고, 영농 자재비도 더 비싼 친환경 쌀, 하지만 수익성이 악화로 농가들의 재고 부담이 더해지면서, 결국, 산지에서는 올해 재배 면적을 대부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농민들은 수십 년 동안 힘들게 마련한 친환경 농산물 생산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며,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홍보와 판로 확대 등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배수영입니다.
배수영 기자 (soo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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