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별관공사 입찰 문제’로 입주 지연 손해”… 한은, 정부 상대 민사소송 제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은행이 통합별관 공사 지연으로 6년째 삼성 본관 빌딩에 '월세살이' 신세인 가운데, 입주를 앞두고 조달청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은 관계자는 "통합별관 공사 지연의 원인이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우선 입찰 문제가 시작됐던 조달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민간 건물 임차료, 원상복구 비용 등 손해분에 대해 일부 청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당초 2020년 입주 목표였지만 올해로 연기돼
“공사·입주 지연으로 임차료 등 추가 손해 발생”
“삼성본관 월세만 13억…추후 배임 이슈 방지”
한국은행이 통합별관 공사 지연으로 6년째 삼성 본관 빌딩에 ‘월세살이’ 신세인 가운데, 입주를 앞두고 조달청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달청의 건설사 입찰 논란과 법원 판결 등으로 공사·입주가 지연돼 불필요한 건물 임차료 등이 발생한 것에 대한 문제 제기다. 향후 불거질 가능성이 있는 배임 이슈를 방지하기 위한 의도로도 풀이된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달 27일 조달청을 상대로 5억여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한은 관계자는 “통합별관 공사 지연의 원인이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우선 입찰 문제가 시작됐던 조달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민간 건물 임차료, 원상복구 비용 등 손해분에 대해 일부 청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5억원 초과는 민사소송 1심에서 단독 재판부가 아닌 합의부에 배당할 수 있는 최소 소송 금액이다.
앞서 한은은 2010년대 별관 건물 3개동의 재건축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가장 오래된 건물은 80년 이상으로 그 자체로 노후화했을뿐 아니라, 현금 수송 안전 등 보안문제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에 별관 기능을 통합해 하나의 건물을 건축하기로 하고, 조달청이 2016년 2월 설계용역 공모를 시작했다. 이와 함께 한은은 인근 본부 건물의 안전성 문제를 고려해, 2017년 하반기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 빌딩으로 임시 이전한 바 있다.
한은은 당초 창립 70주년인 2020년 상반기까지 통합별관 공사를 마치고 입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달청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법령을 위반하는 등 각종 소송에 휘말리면서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조달청은 2017년 12월 삼성물산·현대건설·계룡건설이 참여한 입찰에서 계룡건설을 낙찰예정자로 선정했다. 계룡건설이 써낸 가격이 공사예정금액을 크게 초과하고 2순위인 삼성물산보다도 589억원 높았지만, 기술력 평가에서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었다는 게 당시 조달청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이 과정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며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고, 이는 소송전과 감사원 감사 등으로 번졌다. 이에 2019년 5월 조달청은 해당 입찰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계룡건설은 조달청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낙찰자 지위를 본래대로 인정하며 같은 해 11월부터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이후에도 입찰 비리 의혹이 사그라지지 않으며 2011년엔 검찰이 조달청을 압수수색했고, 최근엔 해당 업무와 관련해 건설사 관계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조달청 간부가 징역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한은은 목표보다 3년이나 늦어진 올해에나 입주가 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한은의 손해도 막심해졌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한은 국정감사를 통해 삼성 본관 빌딩 임대차 계약에 따른 전체 임차료만 102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월 임대료는 1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 측은 또 길어진 공사 기간 탓에 ‘물가 변동’을 이유로 공사비를 257억원가량 증액하기도 했다. 고 의원은 “6년이 넘는 공사기간으로 당초 예상보다 400억원이 넘는 국민 혈세를 사용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 제기는 향후 배임 이슈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판단된다. 한 정부 관계자는 “승·패소가 중요하다기보다 추후 한은의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성격이 강해 보인다”고 했다. 신축 한은 통합별관으로의 입주는 올해 시작된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증시한담] 증권가가 전하는 후일담... “백종원 대표, 그래도 다르긴 합디다”
- ‘혁신 속 혁신’의 저주?… 中 폴더블폰 철수설 나오는 이유는
- [주간코인시황] 美 가상자산 패권 선점… 이더리움 기대되는 이유
- [당신의 생각은] 교통혼잡 1위 롯데월드타워 가는 길 ‘10차로→8차로’ 축소 논란
- 중국이 가져온 1.935㎏ 토양 샘플, 달의 비밀을 밝히다
- “GTX 못지 않은 효과”… 철도개통 수혜보는 구리·남양주
- 李 ‘대권가도’ 최대 위기… 434억 반환시 黨도 존립 기로
- 정부효율부 구인 나선 머스크 “주 80시간 근무에 무보수, 초고지능이어야”
- TSMC, 美 공장 ‘미국인 차별’로 고소 당해… 가동 전부터 파열음
- [절세의神] 판례 바뀌어 ‘경정청구’했더니… 양도세 1.6억 돌려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