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건설현장 시공 전과정 '동영상 촬영'…"산재 줄인다"

김평화 기자 2023. 3. 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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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서울시 내 건설공사의 모든 시공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한다고 23일 밝혔다. 안전·품질 관련 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우선 100억원 이상의 공공 공사 74개 건설 현장의 시공 전 과정 동영상 촬영을 1년간 시범 시행한다. 이후 효과를 분석해 100억원 미만의 공공 공사와 민간건축공사장에도 촬영을 확대할 계획이다.

건설업 산업재해 사망자는 제조업, 서비스업, 운수창고통신업보다 2~3배 많이 발생한다. 지난 10년간 건설업 산업재해사고 재해자 수가 계속 증가세다. 2021년 2만9943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3만1200명에 달했다.

현재 건설공사 과정은 주로 사진과 도면 등으로 기록해 관리되고 있다. 안전·품질 관련 사고가 생겼을 때 원인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원인을 찾기 위한 시간도 오래 걸린다. 특히 건설공사장 안전 점검은 대부분 관리감독자가 직접 현장에 가서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장 감독이 소홀하게 되면 부실시공과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2019년 7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철거 현장 붕괴사고, 지난해 1월 광주아파트 붕괴사고 등 대형사고 이후 원인을 찾는 데만 많은 시간이 걸렸다.

서울시는 시간과 공간적 제약 없이 건설 현장을 실시간으로 상시 모니터링하는 관리체계를 구축해 현장 상황실, 서울시 상황실, 감독관 사무실 등에서 시공 전 과정을 동영상으로 기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안전사고와 품질사고를 예방하고 고품질 시공의 기반을 조성하는 한편, 예기치 못한 사고 발생 시에 원인 규명과 증빙자료는 물론 향후 대책 마련에 활용한다는 취지다.

동영상 기록·관리는 설계도면을 그대로 시공하고 있는지, 작업 방법 및 순서를 지키고 있는지, 안전규정을 준수하며 시공하는지 등 안전사고 관리 감독에 사용된다. 만약 사고가 발생하면 동영상 기록을 활용해 신속하게 원인을 규명할 수 있다. 시설물에 하자가 발생하면 시공 과정 기록 영상을 분석해 시설물을 뜯거나 땅을 파지 않고도 원인을 찾을 수 있어 앞으로는 시설물 유지관리가 쉬워질 전망이다.

아울러 기록관리를 누구나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촬영 절차, 기준, 콘티 등을 담은 설명서(매뉴얼)를 건설현장에 배포했다. 공사 과정에서 주요 공종이 누락되거나 영상 품질이 저하되지 않도록 촬영 방법, 장비, 관리 방법 등 세부적인 기준도 마련했다.

현장전경촬영은 고정식 관찰카메라(CCTV)와 드론을 활용해 전체 구조물이 완성되는 과정을 담는다. 핵심(중요공종+위험공종)촬영은 자재반입부터 설계도면에 따른 시공순서, 작업방법, 검측까지 기록된다. 시공 후 확인이 불가한 작업을 동영상으로 남기고 공종상 주요 구조재 작업과 위험도가 큰 작업을 중점으로 기록한다.

근접(상시)촬영은 몸 부착 카메라(바디캠), 이동식 CCTV를 통해 작업 과정과 근로자의 세세한 움직임까지 상시 기록키로 했다. 안전사고 발생 시 증빙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현장 기록장치(블랙박스) 역할을 한다.

서울시는 지난 6일 동영상 기록관리 확대를 위해 공사계약 특수조건에 동영상 기록관리 의무화 개정을 완료했다. 건축법상 다중이용 건축물, 특수구조 건축물, 3층 이상 필로티 형식 건축물로 제한적이던 사진 및 동영상 촬영 대상을 모든 건축물로 확대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에 개정 건의도 추진했다.

김성보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건설공사장의 모든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하여 안전관리 사각지대로부터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부실 공사 방지와 안전·품질확보, 사고 조기 수습 및 재발 방지강화, 유지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공사장 동영상 기록관리가 조속히 정착돼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안전한 도시 인프라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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