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효율 최상위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셀’ 개발… 태양광 시장 선도[위기극복, R&D로 돌파구 찾는다]
한화큐셀 미래기술연구소
실리콘 + 광물소재 셀 제작
10㎜는 성공 6인치 도전 중
장시간 안정적 발전이 핵심
3년 내 고효율 전지 상용화
성남=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지난 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한화미래기술연구소.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의 차세대 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셀’(탠덤 셀) 관련 기술 연구·개발(R&D)의 ‘메카’인 이곳 5층 실험실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먼저 가운을 입고, 신발도 연구소에서 빌려준 것으로 갈아신어야 했다. 이어 에어 샤워(Air Shower)로 소독을 거쳐 연구실 내부로 들어섰다. 에어 샤워 통로에는 한 번에 최대 3명만 들어갈 수 있다.
한화큐셀은 2019년 판교에 연구소를 구축, 독일 탈하임에 있는 기술혁신센터와 ‘투 트랙’으로 차세대 태양광 신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한화큐셀의 실리콘 셀 제품인 ‘퀀텀 셀’을 하부 셀로 놓고 위에 페로브스카이트(광물성 소재의 이름) 셀을 붙인 탠덤 셀을 개발 중이다. 지하 5층∼지상 7층, 건물 면적 2815㎡ 규모 미래기술연구소에서 한화큐셀은 4∼5층을 사용하고 있다. 갈진하 한화큐셀 모듈개발팀장은 “이 연구소에는 탠덤 셀 연구에 필요한 대부분의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며 “연구원들의 역량도 세계 최고 레벨”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한화큐셀 판교 미래기술연구소에는 기술전략팀·셀 개발팀·모듈개발팀 등 3개 팀, 70여 명의 연구원이 근무 중인데 현재는 전원이 탠덤 셀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큐셀이 2026년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탠덤 셀은 실리콘 셀 위에 전기 전도성이 뛰어난 페로브스카이트 셀을 얹어 만든다. 탠덤 셀은 기존의 실리콘 단일 셀이 흡수하지 못하는 파장의 빛을 추가로 흡수할 수 있다. 실리콘 셀은 장파장의 빛을, 페로브스카이트 셀은 단파장의 빛을 흡수한다. 이에 탠덤 셀은 실리콘 단일 셀보다 높은 발전효율을 낼 수 있어 차세대 태양광 셀로 평가받는다. 갈 팀장은 “현재 양산되는 실리콘 셀의 효율은 23∼24% 수준으로, 양산제품으로는 사실상 발전효율의 한계에 도달했다”며 “탠덤 셀의 경우 30% 이상 효율을 내는 제품까지 상업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학계가 추정하는 탠덤 셀의 이론 한계효율은 44%로, 실리콘 단일 셀의 이론 한계효율인 29%의 약 1.5배에 달한다.
연구실 내 첫 번째 방인 ‘셀 개발실’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 층을 실리콘에 깔고 열을 가해 결정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용액 형태로 돼 있는 페로브스카이트를 작은 셀에 바르고 결정화해 박막(얇은 막)으로 증착한다. 또 몇몇 연구원들은 제작한 탠덤 셀의 실제 효율이 얼마나 나오는지 ‘솔라 시뮬레이터’라는 장비를 이용해 테스트하고 있었다. 태양광과 유사한 광원을 쬐어 성능을 측정하는 것이다. 기술전략팀 이혜정 프로는 “한화큐셀 탠덤 셀의 발전효율은 세계 최상위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재 보고된 탠덤 셀의 최고효율은 헬름홀츠 베를린 연구소의 32.5%다. 지난해 한화큐셀과 헬름홀츠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발전효율 28.7%를 달성했다.
연구소 내 신뢰성 측정실에서는 검증할 셀을 수작업으로 유리에 전극을 구분해서 넣은 뒤 열, 빛 등을 가해 얼마나 버티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갈 팀장은 “페로브스카이트 층은 빛·열·습기 등에 취약해 장기간 안정적으로 발전효율을 유지하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습도는 20% 이하로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소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를 포함한 필수 소재를 제조·양산할 수 있는 공정 기술도 개발 중인데, 여러 소재를 합성해 보기 위한 실험실도 있었다.
한화큐셀은 10㎜×10㎜ 크기 탠덤 셀 제작에 이미 성공했고, 이를 상업화가 가능한 6인치×6인치(M6) 크기로 키우기 위해 계속 실험을 하고 있다. 연구원들이 계속 조건을 조정해가며 박막 증착을 하고, 이를 로봇 팔이 옮겨 건조 작업 등을 하게 된다. 분석실에서는 박막 두께가 적절한지, 박막에 흠은 없는지, 어떤 종류의 빛을 얼마나 투과시키는지 등을 검증한다.
연구소 4층에서는 셀을 연결해 만든 모듈을 놓고 자외선, 온도, 습도 등을 조절해가며 테스트하는 모듈개발실 구축 작업이 한창이었다. 모듈개발실은 올해 중반쯤 완성될 예정이다. 한화큐셀은 오는 2025년까지 1조5000억 원을 국내 생산 및 연구시설에 투자하는 등 고효율 태양전지 양산 시점을 앞당기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한편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R&D를 통한 친환경 소재 개발과 재활용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산업용 포장백을 시작으로 일회용 플라스틱을 재가공해 각종 생필품 포장재에 반복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를 개발해 공급을 늘려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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