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인사이트]벤처 투자시장 쌓아두기만 한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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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 여파가 걷히지 않는다.
실제 지난해 업력 3년 이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만 유일하게 증가했다.
한 AC 대표는 "AC들도 전체 400개 중 5%인 20여곳만 활발히 투자한다. 초기투자 위주여서 큰 자금을 투입하긴 힘들다"며 "이번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는 VC에만 예산이 배정됐다. 정작 투자가 활발한 AC엔 배정 없어 업계 불만이 높다"고 전했다.
2022년 벤처투자는 전년 대비 11.9%(9162억원) 감소한 6조7640억원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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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 여파가 걷히지 않는다. 금융시장 위기가 자본시장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벤처투자 그림자는 더 짙어졌다.
미국 연준의 금리정책도 방향을 잃은 듯 하다. 그 저의를 알 수 없는 일방향 시그널만 내놓다 SVB 암초를 덜컥 만났다. 그동안 남발한 탓에 신호의 함정에 빠졌다.
투자시장이 예사롭지 않다. 비상장 벤처·스타트업 장기자금 조달시장 말이다. 관계기관들은 남의 일인 것처럼 말하지만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란 사실을 시장은 체감하고 있다.
투자는 더욱 위축될 조짐을 보인다. 주식, 채권 같은 변동성 높은 자산 투자는 불안해 한다. 기업들로선 투자유치나 자본공모가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스타트업·벤처 자금난은 더 심화될 수 있다.
투자위축은 자본의 선순환을 깨트린다. 장기자금이 유입돼야 먼저 투입됐던 장기자금은 단기화돼 빠져나갈 수 있다. 또 기업공개가 활발해야 장기자금도 회수돼 새로운 투자가 이어진다. 한 벤처캐피탈(VC) 측 말이다.
“VC들 요새 거의 안 움직인다. 성장기에 진입한 3∼5년차 테크 스타트업들이 그래서 제일 어렵다. 뭉칫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력이 5년 이상 된 스타업들도 50억, 100억원 단위 뭉칫돈은 구하기 어렵다.”
이런 탓에 시장에선 5억원 미만의 ‘소규모’ 자금들만 움직인다. 이는 주로 AC(액셀러레이터)들이 담당한다. AC는 개인투자조합 중심이어서 VC 보다 그 규모가 훨씬 작다. AC가 담당하는 영역도 마중물(시드) 투자나 프리시리즈A 정도다. 프리A 이후는 VC들의 영역이다.
실제 지난해 업력 3년 이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만 유일하게 증가했다. 전년 대비 7.8%(1452억원) 늘어난 2조50억원에 달했다. 반면, 중기(업력 3~7년)와 후기(7년 초과) 기업 투자는 각각 21.6%, 13.3% 감소했다. 스케일업 투자는 고사하고 생존문제에 노출됐다고 해석될 수도 있다.
한 AC 대표는 “AC들도 전체 400개 중 5%인 20여곳만 활발히 투자한다. 초기투자 위주여서 큰 자금을 투입하긴 힘들다”며 “이번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는 VC에만 예산이 배정됐다. 정작 투자가 활발한 AC엔 배정 없어 업계 불만이 높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펀드 결성액은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벤처펀드 신규 결성은 2021년 보다 13.0%(1조2308억원) 늘어난 10조7286억원으로,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했다.
2022년 벤처투자는 전년 대비 11.9%(9162억원) 감소한 6조7640억원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작년 3/4분기부터 투자 위축세가 두드러졌다. 1, 2분기엔 늘어났지만 3분기엔 전년보다 38.6%, 4분기에도 43.9% 줄었다. 이 추세는 올 1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 마디로, 펀드 결성은 늘었는데 투자는 하지 않고 금고에 쌓아두고만 있는 셈이다.
중기부 이영 장관도 지난달 본지 인터뷰에서 “벤처펀드 결성은 늘었지만 펀드의 자금이 투자로 이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고금리 등 3고(高) 장기화로 VC들이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가격이 더 하락하길 기다리는 것 같다”며 “투자가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3∼5년 뒤 기대수익률은 더 높아지게 됐다. 기업가치는 더 하락했고, 돈가뭄은 심화됐기 때문이다. ‘뱅크런 판국에 무슨 투자랴’ 하겠지만 투자적기에 근접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옥석도 정도껏 가려야 한다.
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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