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버핏서울, 의지는 디테일에서 나온다

조현익 카카오벤처스 심사역 2023. 3. 2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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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사이에 나약해질 수 있는 개인의 의지를 공략하는 스타트업이 다수 등장했다. 각각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설정하고 달성을 통해 참가비를 환급하는 서비스, 의지가 쉽게 떨어지기 쉬운 어학 학습을 보조해 주는 기능을 탑재한 곳들이 대표적이다. 카카오벤처스가 투자한 버핏 서울도 이러한 서비스의 연장선상에 있다. 인터넷에 밈 처럼 퍼져있는 12월 31일과 1월 1일의 헬스장의 풍경에서 볼 수 있듯 많은 이들이 건강, 몸매 관리, 다이어트 등 다양한 이유로 피트니스 센터를 등록한다. 하지만 초기에 세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극히 소수에 그친다. 버핏서울은 이러한 나약해질 수밖에 없는 의지에 몰두하는 팀이다.

피트니스 센터 시장은 국내에 10만개에 육박하고 있고 3조원을 형성하는 큰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압도적인 서비스가 없는 시장이었다. 이용자는 여전히 불편했다. 최소 월 단위 결제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1일권 등을 활용해야 했다. 홈 트레이닝을 위한 서비스가 존재했으나 큰 성장 곡선을 그리지는 못했다.

피트니스 시장의 특수성 때문이다. 피트니스 시장은 크게 5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1) 인프라 (공간 및 부품), 2) 커머스 (식품, 기구 등), 3) 콘텐츠 (운동방법, 식단 등), 4) 서비스 (온/오프라인 퍼스널 트레이닝, 의지관리), 5) 운동 커뮤니티와 모임 등이 있다. 5가지 요소 모두 해결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려운 난이도가 높은 시장이다. 또한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큼 시장의 플레이어들의 복잡한 이해관계 또한 풀기 어려운 시장이다.

박스점프 운동을 하는 버핏서울 회원들. 사진 우측 30인치 높이를 뛰는 고인물 회원도 보인다. /버핏서울 제공

◇오프라인인데 재등록율 60%, 누적 이용자 2만명

버핏서울은 피트니스 서비스의 특성상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을 핵심 가치로 생각했다. 결국 유저가 지속적으로 이용해야 마케팅 대비 높은 LTV를 유지할 수 있고 파생되는 커머스, 식단 관리, 콘텐츠 공급 등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자가 아닌 관계를 통한 지속성 증가, 이 과정에서 재미를 느낌으로서 서비스에 안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집중한 팀이다.

버핏 서울의 경우 초기에 GX가 이루어 지지 않는 시간대에 비어 있는 유휴 공간을 활용해 인프라를 확보하고 오프라인 전문 트레이너의 운동 커리큘럼뿐 아니라 의지가 떨어질수 있는 시기에 활용할 수 있는 온라인 그룹 미션과 식단관리를 제공해 지속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수제도를 운용하면서 하나하나 달성가능한 단기 목표 제공을 통해 성취감을 확보해 나가며 서비스에 안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서 오프라인이 기반임에도 재등록율 60%, 누적 이용자 2만명을 넘어서며 1차 목표를 달성하였다.

오프라인 - 온라인 - 커뮤니티 형성이라는 그룹 피트니스의 성공 방정식을 완성해 나가는 시점에 오프라인 서비스의 큰 장벽, 코로나가 등장했다. 결국, 버핏서울은 서비스의 일부 변화가 강요되고 있을 뿐 아니라 피트니스 시장 자체의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버핏서울은 과감한 투자를 결단했다. 수많은 헬스장이 코로나로 인한 매출 급감으로 폐업을 고민하고 있을 시기에 더 적극적인 인프라 확보를 위해 피트니스 센터 3곳을 인수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버핏서울은 기존 주주들의 설득뿐 아니라 투자 유치도 이끌어 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많은 난관에 부딪혔다. 그럼에도 투자 후 피트니스 센터 인수까지 가능했던 건 버핏서울의 운영 노하우와 철저한 시장 분석 끝에 자산을 낮은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한 인사이트 때문이었다.

장민우 버핏서울 대표. /버핏서울 제공

이러한 인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운동 옵션들과 버핏서울이 초기부터 꾸준히 역량을 쌓아온 커뮤니티 운영 노하우를 결합하여 버핏서울의 피트니스센터 버핏그라운드를 런칭했다. 기존의 피트니스 센터와의 차별화 포인트는 커뮤니티와 리워드 시스템을 활용한 꾸준한 동기부여, 단순히 기구 제공 혹은 개인PT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요가, 골프, 필라테스 등 다양한 운동 옵션들을 각 영역별로 전문 트레이너들을 통한 제공을 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전지점들이 영업이익을 내면서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버핏서울 오프라인 채널 확장을 담당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초기에는 소비자 경험 극대화를 통한 코어 고객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피트니스 시장의 경우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높은 할인율을 통한 장기 이용권 및 트레이너들의 낮은 기본급 및 PT 수익 확보를 위한 PT 결제 유도 등의 불쾌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버핏서울의 경우 고객 확보뿐 아니라 만족도 증진과 꾸준한 활동에 집중했다. 버핏서울과 같이 성장하는 트레이너들을 통해서 과학적인 트레이닝 방법을 제공하고 앱을 통해서 고객과의 접점을 지속적으로 늘렸다. 단순한 기능이지만 정기적인 체크인을 제공하며 성취감을 높이고 커뮤니티와와의 결속을 통해서 이를 극대화했다. 소비자 경험 극대화 라는 것이 어쩌면 남들과는 다른 기능 제공을 통해서 얻을수도 있지만, 단순하지만 디테일한 경험을 통해서 달성할 수도 있다. 버핏서울은 어쩌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당연한 것을 현실화했고 디테일하게 살려낸 것이 돋보였다.

기존 시장을을 혁신하는 스타트업은 결국 소비자에게만 유의미한 서비스로 남는 경우가 많다. 너무 소비자 중심적으로 생각하다 보니 기존의 시장의 플레이어에게는 희생을 강요하는 기울어진 성장을 이끄는 경우가 다소 있다. 버핏서울의 경우는 전단지를 돌리고, 낮은 기본급을 PT회원 확보를 통해서 채워야 하는 트레이너 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버핏서울에서 자신만의 브랜딩을 지원하고 모든 콘텐츠와 트레이너 들을 공간에 종속되지 않은 형태로 활동하게 하는 형태를 꿈꾸고 있다. 버핏서울 트레이너는 단순히 공급자가 아니라 또다른 소중한 고객이며 이들이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버핏생태계 내에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여 건실한 성장을 지속하고자 한다.

버핏서울이 진정성을 기반으로 유의미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나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특성상 수도권에 집중되고 성장 속도에서 온라인 보다 느릴 수밖에 없다. 또한 고객관리 CRM 고도화를 통해서 다른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그럼에도 버핏서울이 두번에 걸친 투자를 할수 있었던 원동력은 서비스에 대한 진정성이다. 고객문제해결을 위한 진정성이야말로 그 누구도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경쟁력이고, 버핏이 가진 서비스의 디테일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진정성에서 온다고 보았다. 버핏서울의 성장이 단순히 버핏서울의 성장이 아니라 피트니스 시장의 새로운 생태계 조성으로 나아가 피트니스 센터 - 트레이너 - 사용자 모두의 건실한 성장을 기대한다.

버핏서울 체육관 모습. /버핏서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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