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산행 북한산 관악산 청계산] 풍만 김밥, 밥도둑 김밥, 국가대표 김밥

신준범, 서현우, 조경훈 2023. 3. 2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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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네김밥의 참치김밥과 잔치국수.

새벽 4시, 산악회에서 김밥 100~200줄을 주문해 가져가는 곳. 지방 먼 산으로 가는 산악회를 비롯, 연신내역에서 버스를 타고 송추계곡이나 북한산성 입구로 가는 등산객들이 여기서 김밥을 사서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연신내역 2번 출구로 나오면 연서시장 상가 골목이 있다. 시장 건물 안에 들어서면 김밥집 2곳이 붙어 있다. 연신내김밥과 옥이네김밥이다. 두 집의 공통점은 새벽 4시부터 저녁 9시까지 영업하고, 싸고 맛있다는 것.

연신내김밥은 네 자매의 손맛이 일품이다. 딸만 일곱을 둔 딸부자집의 손맛 좋은 딸들이 18년째 운영하고 있다. 단무지, 햄, 어묵, 우엉, 당근, 시금치를 재료로 하는 야채김밥(3,000원)은 모든 재료를 직접 손질해 만든다. 밥맛을 위해 쌀을 꽃소금으로 간을 하여 짓는다. 여름에는 잘 상하는 시금치 대신 부추를 넣는다.

김나경 사장은 아침에는 김밥을 포장해 가는 등산객이 많고, 오후와 저녁에는 하산주를 하여 취기가 오른 등산객들이 마무리로 잔치국수(4,500원), 비빔국수(6,500원)를 먹으러 오곤 한단다. 손님들이 손으로 싸는 김밥을 선호해 신선한 재료로 하루에도 수백 줄씩 김밥을 뚝딱 만들어낸다.

연서시장의 김밥 맛집 옥이네와 연신내김밥은 붙어 있다.

37년을 지켜온 연서시장 터주대감격의 옥이네김밥은 모친 강순옥씨가 난전에서 시작한 김밥집을 18년 전부터 딸 서웅씨가 이어받았다. 옥이네김밥의 장점은 당근을 제외한 재료는 국산을 사용한다. 직거래로 대량 구매해 야채김밥 3,000원의 가격을 맞추고 있는 것.

별도의 재료 창고가 있어 여기서 대량으로 재료를 손질하고 간을 한다. 새벽 4시부터 나오는 오전 직원과 오후 직원, 창고 직원을 포함하면 10명이 넘는 직원과 가족들이 옥이네김밥을 움직인다. 강 사장은 "복지관이나 관공서 행사 있을 땐 단체 한 곳에서 500줄까지 주문이 들어오기도 한다"며 "지금도 평일에 최소 800줄, 주말엔 1,000줄 이상 나간다"고 한다.

기자는 아침을 먹지 않고 연서시장을 찾아 옥이네와 연신내 김밥을 시식했다. 서울시내 여간한 김밥 가격이 4,000원 정도가 기본임을 감안하면, 재료의 양이나 맛이 평균 이상이었다. 3,000원으로 먹을 수 있는 김밥으로 따지면, 여간한 분식집은 견줄 수 없는 수준이었다. 또 재료가 꽉 차 있어 성인 남성 한 명이 2줄을 먹기 쉽지 않을 만큼 양이 많았다. 때문에 혼자 와서 3줄을 주문하면 "2줄 먹어보고 더 주문하라"고 한다. 시장의 정과 맛, 대량 판매로 가능한 저렴한 가격까지 기대 이상이었다. 산악회 단체 구입의 경우 최소 하루 전날 전화로 예약해야 하며 배달 가능하다.

우애 좋은 자매의 손맛을 자랑하는 연신내김밥. 왼쪽부터 김보경, 김정현, 김나경씨.
연서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옥이네김밥 서웅 사장.

문의 :

‌연신내김밥(02-353-0619), 옥이네김밥(02-386-2470)

주소 :

서울 은평구 통일로 850 연서시장 내

영업시간 :

새벽 04시~저녁 21시까지 운영. 매주 화요일 휴무

메뉴 :

야채김밥 3,000원. 참치김밥 4,000원. 소고기김밥 5,000원. 잔치국수 4,500원 비빔국수 6500원 물/비빔냉면 6,500원

북한산 김밥산행 추천코스

삼천사~삼천사~문수봉~나한봉~나월봉~부왕동계곡~삼천사

거리 :

약 7km

소요시간 :

4시간

연신내역에서 버스를 타면 북한산의 조각 같은 뒷모습인 은평구 진관동과 고양시 북한동 일대에 닿는다. 연신내역은 북한산 주능선 서쪽에 자리한 여러 산 입구로 가는 전초 기지인 것. 삼천사 원점회귀 산행은 유명하지 않지만, 북한산의 명풍경을 유감 없이 즐길 수 있다. 문수봉 정상의 시원함과 나한봉의 아찔함을 느낀 후 삼천사로 돌아오는 알찬 당일산행이다.

[김밥 산행 관악산]

오매 김밥의 시래기 고기 김밥. 

과천에서 관악산 오른다면 풍만한 김밥, 오매~

과천 방면에서 관악산을 오른다면 오매김밥을 추천한다. 한 입 가득 채워질 정도로 풍만한 크기에 건강한 맛이 특징이다. 대표 메뉴는 시래기 고기 김밥. 배부르게 먹어도 속이 편하다고 입소문이 나 있다.

비결은 바로 모든 재료를 정성들여 조리하는 것. 다른 김밥 전문점들은 이미 공장에서 조리된 속 재료를 조달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매김밥은 이와 달리 재료를 하나하나 직접 조리해서 사용한다. 가령 시래기 고기 김밥의 경우 최고 품질의 시래기를 조달한 뒤 호두와 소금을 볶아 풀어 넣은 찹쌀물에 넣고 김식초를 올려 감칠맛을 살리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시래기를 조리하는 데만 8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푸짐한 양이 등산에 딱 맞는 김밥이다. 또 사람에 따라선 약간 짜다고 느끼기도 하는데 관악을 오르며 땀으로 나트륨을 잔뜩 배출한 상태에선 입맛을 확 돋워주는 간이다. 또 다른 김밥에 비해 밥 양이 적고, 대신 고기와 야채가 실하게 들어 있어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오매김밥 이외에도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주변에 바르다김선생(02-504-6555), 고봉민김밥인(02-503-3503), 김가네(02-504-0025) 등 김밥전문점이 있다.

굳이 김밥전문점까지 가서 김밥을 구매할 필요를 못 느끼겠다면 바로 과천향교로 가도 무방하다. 들머리에 밀집된 식당가에서 등산객이 몰리는 아침이면 물과 라면, 막걸리와 김밥 등을 내놓고 상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악산 김밥산행 추천코스

과천향교~용마능선~연주대~관양능선

거리 :

약 8km

소요시간 :

4시간

관악산의 은밀한 암릉줄기를 일주하는 코스다. 과천향교에서 용마능선을 따라 정상에 올라 연주대나 정상 부근 너른 바위에서 김밥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 뒤 관양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딱 알맞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2022년 하반기에 정상 부근 험지에 계단을 2개소 추가 설치해서 산행 난이도도 약간 더 쉬워졌다.

[김밥 산행 청계산]

소풍가는 날의 밥도둑 김밥과 샐러드 김밥.

양재에서 청계산 갈 땐 밥도둑 김밥 챙겨야죠

서울 양재 방면에서 청계산에 오른다면 소풍가는날을 추천한다. 보통의 김밥집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비주얼이 눈을,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입을 사로잡는 곳이다. 대표 메뉴는 밥도둑 김밥과 샐러드 김밥이다.

밥도둑 김밥은 겉보기엔 단순하다. 푸짐한 달걀 지단과 밥 그리고 약간의 어묵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밥도둑 김밥의 필살기는 밥과 어묵 사이에 발린 매콤한 장아찌 소스. 달걀지단의 부드러움과 장아찌 소스의 알싸한 매운맛이 균형을 잡아준다. 또 다른 대표 메뉴인 샐러드 김밥은 샌드위치를 만들다 남은 양상추를 넣은 것을 계기로 우연히 만들어졌다. 게살 샐러드와 양상추가 넉넉히 들어가 있어 기존 김밥에서는 경험한 적 없는 특별한 식감이 특징이다. 양상추에서 나오는 채즙 덕분에 목막힘 없이 김밥을 즐길 수 있다.

등산 중에도, 하산해서도 즐길 수 있는 김밥이다. 싱싱하고 건강한 재료를 사용해 속이 불편하지 않고 깔끔하다. 일요일에는 재료 소진으로 조기마감 하는 경우가 있으니 미리 연락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소풍가는날 이외에도 청계산 입구 원터골에 다양한 김밥집이 있다. 웰빙다시마청계산김밥(02-3461-7058), 동글이꼬마김밥(02-572-4644), 정성한줄 청계산역점(02-587-8253), 우리들김밥(02-577-6696). 김밥 외에도 다양한 간식거리를 판매하고 있어 입이 즐거운 등산을 할 수 있다.

소풍가는날

문의 :

070-4633-1211

주소 :

서울 서초구 매헌로3길 26

영업시간 :

‌월·화·수·금 08~20시, 목요일 08~15시, 토요일 09~14시, 일요일 08~14시 운영(월·화·수·금 15~16시 브레이크 타임, 재료소진 시 조기마감)

메뉴 :

밥도둑 김밥 5,000원. 샐러드 김밥 5,000원. 매운참치 김밥 5,000원. 매운치즈 김밥 5,000원. 새우뽀드득 김밥 5,500원. 쪼꼬미 김밥 5,000원. 참치쪼꼬미 김밥 4,500원 등.

청계산 김밥산행 추천코스

트럭 터미널~옥녀봉~매봉~청계산입구역

거리 :

약 8km

소요시간 :

4시간

일반적으로 오르는 인기코스는 아니다. 트럭 터미널에서 옥녀봉에 이르는 구간은 원터골 코스에 비하면 찾는 이가 적다. 그래서 여유롭게 청계산을 즐길 수 있다. 옥녀봉 이후 구간부터는 원터골 코스와 합류한다. 체력에 따라 매봉까지 진행해 원터골 입구로 하산할 수 있다. 일반적인 코스를 원한다면 서초 20 버스를 타고 청계산 입구로 이동해 원터골 코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월간산 3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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