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FOMC도 베이비스텝 전망…美은행 악화 여부 변수"

키움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연준이 5월 회의에서 0.25%포인트 추가 인상 후 마무리, 최종 금리는 5.25%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증권가 의견이 제시됐다. 다만 미국 은행 사태가 악화되면 5.00%에 그칠 가능성도 나왔다.

키움증권은 23일 미국 3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한 점을 짚었다. 지난 2 월 고용 및 물가 보고서 발표 이후 금리 인상폭 확대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최근 SVB 사태 이후 금융불안이 높아지면서 베이비스텝에서 마무리했다는 평이다. 일부에서 금리 동결 기대도 있었으나 만장일치 결정을 내리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반영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성명서에서 ‘지속적인 금리인상’ 문구가 빠지고 ‘추가 인상’으로 교체되면서 금리 인상 기조가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보여줬다”며 “연준 성장 및 물가 전망치는 지난 12월 회의와 비교할 때 변화를 주었으나 올해 연준의 정책금리 중간값은 유지했고, 점도표는 크게 변화를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파월 연준의장의 기자회견은 중립적이었다고 봤다.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전과 같은 지속적인 금리 인상 기조는 제한적이나 은행권은 여전히 안정적이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음에 따라 2% 목표치를 위한 조치를 지속할 것이며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고 밝혔다. 최근 은행 불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안전하다고 밝히며 필요할 경우 조치를 취하겠다고 언급했다.

키움증권은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은 5.25% 수준을 전망했다. 5월 회의에서 0.25%포인트 추가 인상한 이후 마무리될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미국의 노동시장은 여전히 공급 측면에서 타이트한 상황으로 5월에 발표되는 4월 소비자물가까지는 주거비에 의한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만큼 물가의 둔화세는 예상보다 완만할 수 있다”며 “연준은 5월에 한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연준 긴축에 따른 부담이 민간 신용 창출을 제약하는 만큼 수요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기관의 대출 제약 과정에서 이어지는 기업들의 투자 및 고용 부진이 실업률 상승과 가계의 소비 수요 약화, 그리고 물가의 둔화세 등으로 순차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연준 의장은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나 당사는 하반기 후반 물가 둔화와 성장 부진에 대응해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5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아닌 동결이 될 수 있고, 연내 금리 인하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SVB 사태 이후 시장에 안도감을 줬던 정부의 예금자 보호 입장이 전일 옐런 재무장관의 발언으로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융불안이 확산될 경우 연준의 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수 있으며 은행발 사태로 인해 실물경제 부작용 역시 예상보다 빠르게 가시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정책당국의 대응을 예단하기 어려우나 예금자보호한도 상향 조정을 위한 의회 승인이 요구되는 상황이 필요할 경우 정부와 의회 사이에서의 갈등과 현재 진행 중인 부채한도협상 이슈에 따른 마찰음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은정 (lejj@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