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이슈] 원준, '꿈의 배터리' 전고체 사업 진출 '본격화'
열처리 기술로 전고체·실리콘 음극재 시장 진출
[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원준이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원준은 전고체 배터리 제작 과정에 필요한 열처리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 이온이 오가는 길인 전해질을 고체로 만들어 사용하는 제품이다. 액체 전해질을 쓰는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화재나 폭발 위험이 적다. 높은 에너지 밀도, 빠른 충전 속도도 장점이다.
또한 원준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할 분야는 실리콘 음극재 열처리 장비다.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을 대체하고 배터리 성능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소재로 꼽힌다. 여기서 필요한 장비가 초고온 열처리 소성 장비다.
◆ 전고체 배터리 열처리 장비 ‘성능 검증 중’…실리콘 음극재 열처리도 주목
원준의 초박막 형태 기준 전고체 배터리 열처리 장비는 정밀 온도 조절 기술과 특수 가스 내 열처리 기술을 필요로 한다. 지난 2020년 독일 아이젠만(Eisenmann Thermal Solutions, ETS)을 인수를 통해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
전환점은 지난 2021년이다. 원준은 당시 전고체 전지 분야 선도기업 미국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에 파일럿 규모 ‘전고체 배터리용 열처리 장비’를 납품한 이력이 있으며, 퀀텀스케이프는 지난해 12월 전기차용 배터리 시제품(정식 규격)을 자동차 업체에 공급했다. 전기차 생산 업체가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한 제품의 성능 시험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시제품은 양극과 음극 소자를 분리하는 탄력성 있는 세라믹 소재를 적용했으며 실험실 실험에서 800회 이상의 재충전에도 견디는 내구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상용제품은 시제품의 성능 검증과 개선 작업을 거쳐 2026년쯤 출시를 예상하고 있다. 원준의 퀀텀스케이프 향 추가적인 장비 수주는 빠르면 2024년, 늦어도 2025년을 기대한다. 삼성SDI를 비롯해 국내 배터리 3사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스케줄을 2026년 이후로 보고 있다. 추가적으로 잠재적인 고객군의 형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원준 관계자는 “고객 NDA 상황으로 사업 진행 사항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전고체 배터리 열처리 공정 장비에 관한 기술력은 모두 갖춘 상태이며, 고객군의 발주 시 대응하기 위한 준비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서 개최된 '인터배터리2023'에서도 주목받았던 실리콘 음극재 분야도 원준의 주요 공략 시장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3천℃ 이상의 초고온에서만 소성이 가능한데, 원준은 아이젠만 인수로 해당 영역의 초고온 열처리 기술과 탄소섬유 생산용 열처리 기술까지 확보한 상태다.
구체적인 납품 실적도 잇따르고 있다. 현재는 국내외 음극재 업체에 파일럿 열처리 장비 납품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대상 잠재 고객사와 양산화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고객은 대주전자재료이며, 실리콘 음극재 양산용 장비를 업계 최초로 공급했다. 대주전자재료의 실리콘 산화물계 음극재 생산 능력은 현재 2천톤에서 2024년 1만톤, 2027년 4만톤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초기 납품 이력에 기반한 추가적인 장비 납품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또한 원준은 포스코케미칼 음극재 소성로, SK머티리얼즈그룹14(음극재 JV) 대상 실리콘계 음극재 생산용 소성장비와 생산공정 EPC 턴키 공사를 수주했다. 음극재용 열처리 장비는 양극재용 대비 단가가 높아 수익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 주요 고객사 공격적 투자 진행중…동반성장 기대↑
원준의 열처리 솔루션은 배터리 양극재, 음극재를 비롯해 전고체전지, 탄소섬유,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연료전지(Fuel Cell), 배터리 리사이클링(Recycling)에 필수적인 영역이며 원준은 2차전지 양극재, 음극재 등 소재 열처리 전문 설비를 중심으로 성장 중이다.
원준의 열처리 솔루션 핵심사업은 2차전지용 열처리 소성로다. 관련 설계 기술은 100% 국산화했다. 소성로는 고온의 열과 가스를 통해 원재료를 화학 반응으로 활물질로 만드는 열처리 설비다. 첨단 소재는 ▲원재료 ▲열처리 ▲활물질 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열처리는 원재료를 열과 가스의 정밀 제어를 통해 화학 반응을 시키고 활물질로 전환시키는 단계로 보면 된다.
원준의 양극재용 소성로(Roller Hearth Kiln)는 섭씨 800~1천200도의 온도에서 안정적인 열처리를 하며, 응극재용 소성로(Pusher Kiln)는 최대 섭씨 2천400도의 온도에서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했다. 특히 2차전지 양극재와 음극재 생산라인의 EPC 턴키(일괄 생산라인) 능력 까지 갖춰, 경쟁력을 갖췄다.
양극재 소성로의 주요 고객사는 포스코케미칼, LG화학, 에코프로비엠 등이다. 현재 기술력은 최신 기술인 하이니켈계 NCM 소성로 제작 능력까지 확보한 상태다.
양극재를 생산하는 주요 고객사인 포스코케미칼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만큼 원준의 동반성장도 기대된다. 양극재 업체들은 사용하는 재료, 비중, 특성 등이 다른 만큼 핵심공정인 열처리 장비는 주로 솔벤더를 유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의 증설 계획은 올해 9만8천톤, 2023년 15만2천톤, 2024년 22만톤 규모로 확대할 전망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잠정적으로 2030년까지 61만톤으로 증설하겠다는 목표도 발표했다.
RHK 소성로는 2차전지 양극재 열처리 분야 뿐만 아니라 MLCC, 전고체전지 열처리 까지 적용가능하다. MLCC용 열처리 소성로 장비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기다.
음극재 분야는 아이젠만 인수를 통해 소성로 PK기술을 확보했다. 아이젠만은 탄소섬유 열처리 세계 1위 기업이다.
PK 소성로는 음극재 분야 내에서 탄소계와 실리콘 계에 적용되며, 2차전지 양극재와 연료전지 분야 열처리 적용 또한 가능하다. 일반적 PK 소성로는 RHK 대비 온도 정밀도 문제로 2차전지 소재 생산에 사용되지 않았으나 원준이 기술 개발을 통해 음극재 분야에 적용했고, 양극재로도 확대할 수 있다.
앞으로 기존 사업에서 주목할 점은 일괄 솔루션 능력이다. 원준은 인라인으로 최적화된 EPC 턴키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양극재 생산 공정의 설계, 제작, 구매, 시공, 시운전 서비스까지 가능하다. 양극재 생산 공정은 총 8단계로 이뤄지며 소성공정과 열처리 공정 장비는 자사 장비를 사용하고 나머지 공정은 최적화된 장비를 들어와 설계한다.
/고종민 기자(kjm@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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