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독주 없다" 한투·한화 등 IPO 주관 선두 경쟁 치열

안서진 기자 2023. 3. 23.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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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불황형 IB' 증권사 격전 예고③] '지난해 1위' KB증권 지고 'IPO 전통 강자' 한투 뜨고

[편집자주]증권업계에서 투자은행(IB) 부문이 다시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이후 실적을 견인했던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 속에서도 꾸준히 투자 실탄(자기자본)을 늘렸기 때문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IB 인가를 준비하는 곳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은 늘어난 자본을 바탕으로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IB 핵심 사업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IPO 주관 순위 다툼이 치열해지고 행동주의 펀드의 활발한 활동으로 공개매수·인수금융 먹거리가 많아지면서 올해 IB 시장의 활황이 예상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키움 vs 하나 vs 신한… 6번째 초대형IB 주인공은?
②행동주의 펀드가 쏘아 올린 IB 훈풍… 한투·NH證 '미소'
③"올해는 독주 없다" 한투·한화 등 IPO 주관 선두 경쟁 치열

올들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온도 차가 극심한 가운데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들의 실적도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조 단위 대어로 주목받은 대형주들이 줄줄이 상장 일정을 연기한 탓에 올해 한 건의 IPO도 주관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간 증권사들이 허다해서다. 지난해 KB증권이 독주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증권사들의 주관순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IPO 독보적 1위… KB증권 존재감 'UP'



그래픽=머니S 강지호 기자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 주관사로 참여한 국내 증권사 중 LG에너지솔루션 주관을 따낸 KB증권이 공모금액 13조4479억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신한투자증권(6021억원) ▲미래에셋증권(5532억원) ▲한국투자증권(5219억원) ▲NH투자증권(4393억원) ▲삼성증권(3845억원) 등이 이었다.

지난해 KB증권은 '단군 이래 최대 공모주'라 불리는 LG에너지솔루션 대표 주관을 맡으면서 연초부터 일찌감치 선두권에 자리를 잡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금액은 12조7500억원에 달하는 빅딜로 지난해 전체 공모액(15조6000억원)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KB증권이 주관을 맡았던 현대오일뱅크, LG CNS 등의 대어급 종목이 상장 일정을 일부 연기했지만 ▲스톤브릿지벤처스 ▲지투파워 ▲청담글로벌 ▲성일항텍 ▲더블유씨피 등 8개 기업을 성공적으로 상장시켰다. IPO를 주관한 8개 기업 중 5개 기업(62.5%)이 희망 밴드가 상단 혹은 초과하는 공모가를 확정 짓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2위는 신한투자증권이 차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퓨런티어 ▲대성하이텍 ▲더블유씨피 등 IPO를 성공시키면서 상위권에 안착했다. 직전 해인 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공모 건수 5건, 공모금액 2001억원으로 8위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6계단이나 상승하면서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반면 IPO 전통 강자 빅3로 불리며 2021년 나란히 1~3위를 기록했던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전년대비 부진한 성적표를 받으면서 시장 존재감이 크게 축소됐다. 2021년 IPO 주관순위 1위를 차지했던 미래에셋증권은 2계단 떨어진 3위를 기록했다. 주관 총액 역시 2021년 8조9136억원에서 2022년 5531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2021년 주관 순위 2위를 기록했던 한국투자증권은 4위로 내려왔다. 같은 기간 공모금액은 3조8105억원에서 5219억원으로 급감했다. IPO 시장에서 빛나는 존재감을 보였던 NH투자증권은 3위에서 5위권으로 떨어졌다. 공모금액은 3조7439억원에서 4393억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 IPO 전통 강자 한투, 올해 명예 회복할까


그래픽=머니S 강지호 기자
업계에서는 지난해 체면을 구겼던 기존 IPO 전통 강자들이 올해 다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냉랭한 IPO 시장 분위기 탓에 상장 철회 등 변수가 많은 만큼 상장 주관사 사이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몸집이 큰 대어들의 경우 상장을 일정을 미루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만큼 오히려 알짜배기 중·소형 매물을 가져간 주관사 실적이 선방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올해 IPO 주관사의 공모총액 순위는 한국투자증권이 926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화투자증권(504억원) ▲키움증권(489억원) ▲미래에셋증권(397억원) ▲대신증권(390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아직 1분기지만 지난해 전체 공모총액 순위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곳은 단연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들어 오브젠, 제이오, 나노팀 등 IPO를 주관하면서 초반 선두 경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공모 건수도 3건으로 가장 많다. 여기에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한 한화리츠, 삼성FN리츠를 포함해 두산그룹의 로봇 자회사인 두산로보틱스도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 기대감이 증폭된다.

한화투자증권은 반도체 특수가스 업체 티이엠씨(TEMC)를 상장시키며 2위로 올라섰다. 한화투자증권으로서는 10년 만에 단독상장주관을 맡게 된 셈이다. 키움증권 역시 꿈비, 샌즈랩 등 2건을 주관하면서 3위 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지난해 공모주 실적 1위를 차지한 KB증권은 올해 IPO를 한 건도 주관하지 못했다. 현재 상장 주관 업무를 맡은 기업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곳도 없다. 통상 예심 승인에 3~4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 IPO 주관 실적을 하나도 쌓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NH투자증권 역시 올해 주관 실적이 없다. 주관을 맡았던 대어급 기업인 오아시스, 컬리, 케이뱅크 등이 모두 상장 일정을 연기한 탓이다.

업계에서는 대어급 기업들이 잇달아 상장 철회를 결정하면서 올해는 중·소형 기업들 주관 실적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하우스(증권사)일수록 빅딜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수료 수익이 적은 중소형 딜에 비중을 크게 두지 않았지만 올해는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철회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IPO 시장 분위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측되는 하반기 대어들이 상장에 나설 경우 주관 판도가 또다시 바뀔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시장 변동성에 따라 IPO 추진 시기가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 회복이 기대되는 하반기 대어급 IPO 기업의 상장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서진 기자 seojin07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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