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사 배당, 노루 한영재 20억 vs 조광 양성아 2억의 의미
삼화, 배당 150%↑…김장연 회장 19억
조광 4사 중 유일 적자…2년 연속 최저
노루그룹 한영재 회장 20억원 vs 조광페인트 양성아 대표 2억원.
중견 페인트(도료)업체 오너들의 배당수익이 대조적이다. 업황 호전으로 벌이가 1년 전보다 부쩍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양상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노루·삼화, 배당 수준 레벨-업
23일 노루홀딩스에 따르면 2022사업연도 결산배당으로 주당 500원(보통주 기준·이하 총배당금 52억원)을 현금배당한다. 전년에 비해 50원(6억원) 확대했다. 2013년 이후 해마다 일정하게 2021년 42억~47억원을 지급해왔던 것에 비춰보면, 한 단계 ‘레벨-업’된 수치이자 2006년 6월 지주사 전환 이래 사상 최대 배당이다.
삼화페인트공업은 1년 전보다 150% 증액했다. 주당 150원(35억원) 늘어난 250원(58억원)을 지급한다. 현재 확인 가능한 범위로, 1980년 이후 43년 연속 배당을 이어가는 가운데 올해는 2016년 300원(70억원) 이후 6년 만에 최대 규모를 풀게 된다.
제품 가격 인상, 유가 안정 등에 힘입어 작년 벌이가 좋았다. 주력사 ㈜노루페인트 등의 지주사 노루홀딩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연결) 3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11% 증가했다. 여기에 작년 11월 자회사 노루오토코팅(존속)과 노루비케미칼(소멸) 합병으로 노루비케미칼 투자자산처분이익까지 생겨 순이익은 107억원→334억원으로 3배 넘게 불어났다.
삼화페인트도 예외가 아니다. 업황 개선에 베트남·인도 등 해외법인들의 실적 개선까지 더해져 영업이익이 2021년(8억원)의 무려 24배인 199억원으로 뛰었다. 이는 순익 24억원 적자에서 55억원 흑자 전환으로 이어졌다.
실적 개선을 배경으로 배당 수준을 업그레이드함에 따라 최대 수혜자인 오너들도 짭짤한 수익을 손에 쥐게 됐다. 한영재(68) 노루그룹 회장은 노루홀딩스 지분 30.57%를 갖고 있다. 사업 자회사 ㈜노루페인트도 있지만 0.01% 밖에 안된다. 20억원가량을 챙기게 된다.
삼화페인트의 김장연(66) 회장은 계열 지주회사격인 모태 삼화페인트공업㈜의 최대주주로서 27.03%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19억원을 수령하게 된다. 특히 배당규모를 전년보다 갑절 넘게 확대함에 따라 김 회장의 배당수익 역시 11억원 불어났다.
강남제비스코 배당 동결…황익준 6억
반면 조광페인트는 180도 딴판이다. 2022년 결산 주당배당금이 100원(10억원)이다. 1년 전과 동일한 액수다. 2016년 400원(42억원)을 찍은 이래 2년 연속 최저 수준의 배당금을 풀고 있다.
요즘 살림살이가 영 시원찮다. 작년 영업손실 4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이후 4년 연속 적자다. 순익 또한 244억원에 이어 41억원 또 손실을 냈다. 비록 업황이 나아지긴 했지만 금융비용이 3배(23억→72억원) 불어났고, 신사업인 전기·전자 소재 CK이엠솔루션 적자(56억원) 탓에 순익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창업주 3세 양성아(46) 대표가 조광페인트의 최대주주다. 고(故) 양성민 회장과 송경자(81) 현 회장 슬하의 세 딸 중 막내다. 현재 지분은 18.62%다. 양 대표로서는 배당이라고 해봐야 2억원 남짓을 가져가게 된다.
‘제비표페인트’로 잘 알려진 강남제비스코 또한 배당을 동결했다. 2019년 이후 4년째 주당 500원(33억원)이다. 역시 오너 3세 경영자 황익준(43) 사장이 1대주주다. 고 황성호 회장과 임예정(69) 현 회장 사이의 두 아들 중 장남이다. 지분은 19.24%다. 6억원가량의 배당금을 챙기게 된다.
강남제비스코는 조광페인트에 비해 사정이 좀 나은 편이기는 하다. 2022년 영업이익 44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2015~2016년 270억원대 이후 전반적인 축소 추세를 이어가는 양상이다. 순익 또한 117억원 흑자를 냈지만 전년(474억원)에 비하면 4분의 1로 축소된 수치다. 또한 순익흑자라는 것도 법인세(수익 127억→316억원) 효과가 컸던 데 기인한다.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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