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뒤엔…" 감격의 순간, 37세 베테랑 울컥하게 한 오타니의 한마디

김영록 2023. 3. 23.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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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꿈꿔온 감격의 순간.

이어 "(젊은 선수들이)나를 부담스러워하는 부분이 있었다. 대회가 진행되면서 즐기는 분위기가 됐다. 팬들 앞에서 야구를 즐겁게 하면서도 좋은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면서 "14년전에는 정말 말도 못하게 흥분했었는데, 오늘은 감개무량한 기분이었다. 마지막 순간 엄청난 대결이 성사됐지만, 오타니가 삼진 잡을거라고 믿고 있었다"는 속내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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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표팀 선수들이 '정신적 지주' 다르빗슈를 헹가래치고 있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는 다르빗슈.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오랫동안 꿈꿔온 감격의 순간.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시선은 이미 다음 대회를 향하고 있었다.

'드림팀' 미국마저 꺾었다. 일본은 22일(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결승전에서 미국에 3대2로 승리했다. 2009년 이후 14년만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일본 신문들은 일제히 호외를 발매하며 자국의 우승을 축하했다.

감격의 순간, 마운드 위에는 오타니가 있었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제프 맥닐(뉴욕 메츠)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다음 타자 무키 베츠(LA 다저스)를 463 병살타로 유도했다. 이어 소속팀 절친이자 미국대표팀의 주장, 슈퍼스타 마이크 트라웃(에인절스)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왕좌에 올랐다.

오타니의 이도류로 시작해 오타니의 삼진으로 끝난 대회였다. 반면 2009년 우승의 주역이자 헹가래 투수였던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겐 씁쓸함이 남는 대회였다.

다르빗슈는 이번 대회 3차례 등판했다. 첫 경기였던 한국전에선 양의지에게 투런포, 이정후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3이닝 3안타 3실점(2자책)으로 부진했다. 이날 한국이 따낸 4점 중 3점이 다르빗슈를 상대로 한 것.

이탈리아와의 8강전에서는 7회 불펜으로 등판, 도미닉 플레처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2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미국과의 결승전에서도 8회 등판, 카일 슈와버에게 솔로포를 내주며 2-3 추격을 허용했다. 만약 이번 대회 우승이 아니었다면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을 처지다.

우승 직후 포즈를 취한 일본 선수들. 한가운데 트로피를 든 다르빗슈가 있다. 오타니가 리더이자 에이스였던 이번 대회, 36세의 다르빗슈는 정신적 지주였다. USA투데이연합뉴스

다르빗슈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불펜으로 등판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우승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실감이 안 난다. 행복하다"며 비로소 웃었다.

이어 "(젊은 선수들이)나를 부담스러워하는 부분이 있었다. 대회가 진행되면서 즐기는 분위기가 됐다. 팬들 앞에서 야구를 즐겁게 하면서도 좋은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면서 "14년전에는 정말 말도 못하게 흥분했었는데, 오늘은 감개무량한 기분이었다. 마지막 순간 엄청난 대결이 성사됐지만, 오타니가 삼진 잡을거라고 믿고 있었다"는 속내도 전했다.

다르빗슈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6년 연장 계약을 맺었다. 과거 "37세가 되면 은퇴하겠다"고 단언했던 자신의 말을 뒤집은 것. 그만큼 앞으로의 기량에 자신감이 붙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승의 순간, 오타니의 말에는 다르빗슈조차 울컥할 수밖에 없었다.

"우승하고 나서 오타니가 '3년 후에 다시 만나요'라고 하더라. 이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도록, 그때까지 분발하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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