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한영, 공인회계사법 위반 소지"…금융위 민원 제기

컨설턴트가 회계사의 감사 업무 지휘·감독…회사 측은 "감사 업무에 개입하지 않아"
컨설팅 시장 커지면서 감사 품질 저해 우려도…글로벌 추세는 감사와 컨설팅 분리

EY한영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EY한영이 공인회계사법을 위반했다는 민원이 금융위원회에 제기됐다. 회계사의 고유영역인 회계감사 부문에 대해 비(非)회계사가 지휘·감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회계사 A씨는 최근 금융위원회에 EY한영이 공인회계사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민원을 제출했다. 피신청인은 박용근 EY한영회계법인 대표와 임 모 EY한영회계법인 금융사업본부장이다.

EY한영은 사업 간 시너지를 목적으로 독특한 조직을 만들었다. '금융사업본부'라는 조직 아래 감사, 컨설팅, 세무부서가 있는 구조다.

문제는 박 대표가 지난 2021년 컨설턴트인 임 본부장을 금융사업본부의 총괄본부장으로 임명하면서다. 비회계사가 금융사업본부장이 되면서 회계 감사 업무까지 총괄하게 된 것이다.

공인회계사법 제2조와 제50조에 따르면 회계사 또는 회계법인이 아닌 자는 회계에 관한 감사와 그 부대업무를 할 수 없도록 되어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임 본부장이 마케팅 지원업무만 담당할 뿐, 감사 업무에는 개입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반면 A씨는 금융감사업무 전반에 임 본부장이 영향력을 행사했고, 본부 전체 회의를 주관하는 등 공인회계사법 위반 행위가 명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컨설팅이 회계법인의 중요한 먹거리가 되면서 회계법인의 전통적 사업 영역인 감사와 '주객전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씨는 "임 본부장이 매출 증대를 위해 감사보다는 컨설팅을 우선하는 정책을 선호했다"면서 "이러한 문제를 계속 지적해왔는데, 회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추세는 회계법인의 감사업무와 컨설팅의 분리다. 감사는 고객사를 감시해야 하는 일이고, 컨설팅은 고객사의 전략과 비즈니스 개발을 돕는 업무로 성격이 다르다. 이를 같은 조직 안에 둘 경우 독립성 문제는 물론 감사의 품질을 저해한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실제 지난 2021년부터 영국에서는 한 법인 내 감사부서와 컨설팅 부서가 명확하게 분리하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EY 글로벌에서도 법인 자체를 분리해 감사업무를 수행하는 회계법인과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는 법인을 독립법인으로 운영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