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 없었지만 피봇도 사라졌다…실망한 다우 487p↓[뉴욕마감]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금리인상은 예상대로 25bp에 불과했지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이 투심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건 금융여건이 긴축될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내에 금리인하 가능성은 없다는 매파적 발언이었다.
연준은 은행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도구를 쓰겠다고 했고 문제가 연착륙 경로에 있다고 말했지만 그 후폭풍에 대해서는 지켜보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정책에 반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듣기에 따라 연착륙은 립서비스에 불과하며, 연준의 그 누구도 이번 위기의 불확실성에 대해 장담하지 못한다는 해석을 낳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파월 의장은 올해 금리인하는 계획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추가적으로 금리를 더 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기대를 무너뜨린 발언이다.
22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DJIA)는 전일보다 487.25포인트(1.5%) 하락한 32,073.35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1.5%(60.09포인트) 내린 3942.78로 마무리됐다. 나스닥 지수는 1.43%(169.75포인트) 하락한 11,690.36에 장을 마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방은행 사태로) 금융 여건이 긴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게 얼마나 심각한지, 그리고 어느 정도로 지속될 지를 살펴보고 있다"며 "상당히 거시경제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이 문제를 정책 결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오늘 예상대로 금리를 25bp 인상했다. 증시는 연준 발표 초반에는 연준의 최종금리가 5.1%, 즉 5~5.25% 사이에 지난해 말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남아있음에 주목했다. 이는 오늘 인상폭을 감안하면 올해 남은 인상폭은 25bp에 불과하다는 추론을 갖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기자 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며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건 시장이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앞으로의 경제 상황이 불확실하지만 금리인하는 현재 우리 머릿 속에는 없는 일"이라며 "연준은 FOMC(공개시장위원회) 결과 미국 경제전망에 대해 △저성장이 지속되고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감소되고 있으며 △노동시장 내 수요와 공급의 재조정이 예상된다"고 요약했다.
기준금리가 동결되지 않고 오른데다 이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예금보험 범위 확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자 시장에서 지방은행 주가는 다시 추락했다. 지방은행 주가지수펀드(ETF)인 The S&P Regional Bank ETF(KRE)는 이날 5.69%나 추락했다.
파월 의장이 "지금은 신용긴축(credit tightening)의 가능성이 있다"며 "그 문제가 거시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자 투심은 더 위축됐다. 신용긴축은 과거 금융위기 당시에 발생했던 신용경색(Concerns of a credit crunch)을 연상하게 만들었다. 시장에서는 파월이 이러한 신용위험을 입에 담은 것도 문제이지만 그 파장을 자신들도 가늠하기 힘들다고 언급한 부분에 집중했다.
주가는 상당폭 떨어졌지만 연준의 스탠스에 대해서는 나쁜 선택이 아니란 평가가 나왔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데이비드 러셀은 "은행 위기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50bp)을 막는데 도움이 됐다"며 "파월은 신용 긴축을 이야기하면서 그것이 인플레이션을 줄이는 효과를 낼 거라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로웬가르트는 "파월이 피봇(금리인하) 발언을 한 것만으로도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라며 "게다가 금리인상이 10회에서 멈추더라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해 게임의 여지를 남겨놨다"고 평가했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하락했지만 일부 메가캡 기술주들은 강세를 유지했다. 엔비디아와 메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은 이날 장 막판에 보합세를 보였지만 은행위기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지난 2주간 상승세를 보였다.
채권 수익률은 하락세를 보였다. 장기채인 10년물 금리는 16.6bp 하락한 3.44%에 거래되고, 단기채인 2년물은 23.6bp 내린 3.941%를 기록하고 있다. 1~2개월 짜리 초단기 채권을 제외한 모든 국채가 이날 금리인상과 함께 10~20bp 가량 수익률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불안한 증시를 떠난 자금이 국채시장에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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