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아모지에 650억 추가 투자…글로벌 ‘암모니아 생태계’ 구축

1억400만달러 ‘시리즈B-1’ 투자 주도
암모니아 생태계 위한 협업관계 구축

아모지가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해 실증을 진행했던 드론 [SK이노베이션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투자한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전문기업 아모지(Amogy)에 5000만달러(약 654억원)를 추가 투자했다. 특히 이번에는 리딩 컴퍼니로 암모니아 기술 투자를 주도하며 글로벌 암모니아 생태계 구축 움직임에 앞장섰다.

SK이노베이션은 아모지가 최근 모집한 1억39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B-1’ 투자에 참여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SK이노베이션의 주도로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기업 아람코의 투자사 아람코벤처스, 영국 수소산업 전문 투자기업 AP벤처스, 일본 최대 해운사 상선미쓰이의 투자사 MOL플러스, 일본 산업용 엔진 전문기업 얀마의 투자사 얀마벤처스, 일본 화학기업 제온의 투자사 제온벤처스, 한국 고려아연 등이 참여했다.

스타트업 투자는 통상 제품 개발을 지원하는 시리즈A, 사업 개발을 본격화하는 시리즈B, 사업을 확장하는 시리즈C로 진행된다. 아모지는 2021년 12월 20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2022년 6월 4600만달러 규모의 브릿지 펀딩 투자를 각각 유치했다.

2020년 11월 설립된 아모지는 암모니아를 연료전지 연료로 주입해 탄소배출 없이 동력을 발생시키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암모니아는 액체 상태일 때 수소보다 저장·운반이 경제적이고 편리해 수소 경제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손꼽힌다.

아모지의 기술은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크래킹 과정을 기존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과 일체화한 게 핵심이다. SK이노베이션은 아모지의 기술력이 그룹의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탄소부터 친환경까지)’ 비전과 일치한다고 보고 지난해 3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아모지가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해 실증을 진행했던 트랙터(위)와 대형트럭(아래)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시리즈B-1 투자 주도를 계기로 전략적 투자자로서 아모지와 보다 밀접한 협업 관계를 구축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탄소 감축을 위한 핵심 기술 기반을 확보하고 아모지는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사업 경험을 활용한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양사는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내 사업개발 및 상업화 등 협력 범위를 넓히고 미래 사업 협력 방향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아모지는 2021년 5㎾급 드론, 지난해 100㎾급 트랙터를 암모니아로 구동했고 올해 1월에는 300㎾급 클래스8 대형트럭까지 암모니아를 연료로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아모지는 시리즈B-1 투자 후 시스템 적용 범위를 선박까지 넓히기 위해 연내 예인선을 활용한 실증 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2024년부터 본격적인 상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탄소배출 없는 청정에너지 공급에 암모니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관련 연구개발(R&D)과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