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축산악취 역발상 대처법

여론독자부 2023. 3.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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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지역으로 자동차를 타고 여행하다가 창문을 열면 축산 분뇨 냄새가 날 때가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악취로 인한 민원이 연 4만여 건 발생하는데 이 중 축산 악취 비중이 약 30%에 달한다.

그동안 정부와 농가에서는 축산·퇴비 악취를 줄이기 위해 주로 냄새 저감 기계와 약품을 활용하는 방법을 썼다.

탈취제의 경우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의 시험 결과 축산 악취의 주원인인 암모니아와 트리메탈아민이 각각 90% 정도 제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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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수 ㈜바이오텍 대표
축산분뇨, 쓰레기 아닌 악취 잡고 비료 만드는 자원으로 접근 ?
산학협력 연구 통해 축산뇨 탈취제·복합미생물비료 개발
음식물처리장, 폐수처리장 등의 악취 저감에도 활용 계획
[서울경제]
박덕수 ㈜바이오텍 대표가 대구가톨릭대 창업보육센터의 연구실에서 축산 분뇨 재활용 기술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구가톨릭대 창업보육센터

농촌 지역으로 자동차를 타고 여행하다가 창문을 열면 축산 분뇨 냄새가 날 때가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악취로 인한 민원이 연 4만여 건 발생하는데 이 중 축산 악취 비중이 약 30%에 달한다.

악취 민원이 늘어나다 보니 정부는 2021년부터 가축 분뇨에 대해 퇴비 부숙도 검사를 의무화했다. 부숙은 미생물을 이용해 유기물을 완전 분해하는 것으로 일정 수준 이상 부숙돼야 퇴비로 쓸 수 있다. 퇴비 부숙을 하면 암모니아를 60% 정도 저감할 수 있고 퇴비 품질을 높여 토양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철저히 적용하지 못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와 농가에서는 축산·퇴비 악취를 줄이기 위해 주로 냄새 저감 기계와 약품을 활용하는 방법을 썼다. 학계에서는 축산 분뇨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바이오가스 에너지 연구개발(R&D)에도 신경을 써왔다. 다만 이 같은 방식은 축산 악취를 근본적으로 제거하기에는 한계가 있거나 경제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최근 축산 폐기물을 활용해 악취 제거 효과를 높이면서 경제성도 꾀하는 역발상 접근법이 관심을 끌고 있다. 예를 들어 축산뇨가 들어 있는 저장탱크에 고온·저온 모두에 견디고 혐기성(공기·물·흙 속에 산소가 고갈돼 있는 상태) 등에도 효과가 있는 미생물과 복합미네랄 제제를 넣어 악취를 없애는 식이다. 축산뇨가 환경을 해치는 쓰레기에서 대기와 토양 환경을 살리는 소중한 자원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이렇게 하면 온실가스와 미세먼지의 과도한 배출로 심한 몸살을 앓는 대기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농약과 화학비료의 남용, 매연으로 인한 산성비, 미세먼지 등으로 산성화가 진행되는 토양도 살릴 수 있다.

필자가 창업한 ㈜바이오텍은 산학 협력 연구를 통해 축산뇨를 활용한 탈취제, 퇴비 부숙제, 미생물 복합비료를 개발했다. 탈취제의 경우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의 시험 결과 축산 악취의 주원인인 암모니아와 트리메탈아민이 각각 90% 정도 제거됐다. 이에 그치지 않고 탈취율을 98% 이상으로 올리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축산 폐기물을 재활용해 저렴한 가격으로 축산 악취를 제거하는 길을 열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 폐수 처리장 등의 악취를 저감하는 데도 적용할 방침이다. 축산뇨를 활용한 복합미생물 비료는 친환경 농축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축산분의 경우 음식물 쓰레기와 함께 퇴비를 만드는 기술이 보편화돼 있기는 하나 여전히 냄새가 나고 품질이 낮은 문제가 있어 축산뇨를 재활용한 탈취제를 섞어 고급 퇴비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친환경·사회적가치·투명경영(ESG) 실천이 세계적으로 큰 화두가 된 상황에서 이제는 농촌의 축산 분뇨를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쪽에 신경을 쓸 때다.

여론독자부 opinion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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