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바이오기업이라더니”...증권사 보고서 나온지 3개월만에 상장폐지 위기

이인아 기자 2023. 3.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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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3개월 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좋다',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한 종목이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뉴지랩파마는 매년 300억원 가까이 손실을 내던 적자 회사인데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신약후보 물질에 대한 장밋빛 전망만 담아 보고서를 쏟아냈다.

뉴지랩파마는 매년 300억원 가까이 영업손실을 냈고, 미상환 전환사채가 350만주가량 존재해 주가 하락 부담이 큰 회사였지만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이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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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지랩파마,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
불과 3개월 전까지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주목해야 한다’ 언급

불과 3개월 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좋다’,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한 종목이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뉴지랩파마는 매년 300억원 가까이 손실을 내던 적자 회사인데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신약후보 물질에 대한 장밋빛 전망만 담아 보고서를 쏟아냈다.

그래픽=손민균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뉴지랩파마에 대해 6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총 8개 보고서를 발간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최근에 나온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22일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이 발간한 ‘신약후보물질 장단기 포트폴리오가 좋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다. 하 연구원은 지난 2년간 총 3개의 뉴지랩파마 보고서를 작성했다.

삼성증권, 키움증권, 한양증권, 흥국증권, 신영증권 등도 뉴지랩파마 보고서를 작성했다. 대사항암제 파이프라인 가치에 주목해야 하며 신약후보물질 상업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핵심 파이프라인인 KAT 기술력, 임상 현황, 개발 과정 등을 따라가는 내용이 주기적으로 반복됐다.

투자의견,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곧 주가가 오를 것이란 내용이 담겼다. 상상인증권은 “올해 의미 있는 주가 변동성이 발생할 전망이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적시했다. 한양증권에서는 “잠재력이 큰 항암제를 개발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좋은데, 뉴지랩파마의 신약도 잠재력은 뒤지지 않아 주목해야 한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뉴지랩파마는 올해 2월부터 파산신청, 관리종목 지정 우려 등 내부 잡음이 불거졌고, 지난해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자본 전액 잠식,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 50% 이상 등 내부회계관리를 준수하지 못해 의견거절을 받아 결국 이달 10일 거래 정지됐다.

뉴지랩파마는 매년 300억원 가까이 영업손실을 냈고, 미상환 전환사채가 350만주가량 존재해 주가 하락 부담이 큰 회사였지만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이 거의 없었다. 만약 개인투자자가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믿고 주식을 샀다면 2개월도 되지 않아 주가는 90% 폭락하고 거래정지까지 겪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소액주주 수는 1만3000여명으로, 전체 주식 81.94% 보유하고 있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가 누적돼 자본을 갉아먹고 최대주주 리스크가 있던 회사지만, 바이오 기업은 신약 개발 기대감을 반영하기에 적자, 대규모 자금 조달도 괜찮다는 인식이 팽배했다”며 “이후 기관 대상 IR을 돌면서 여러 보고서가 나왔고, 토러스자산운용 측 자금도 유치했다”고 전했다.

이어 “만약 뉴지랩파마가 상장폐지에 이른다면 1회 이상 보고서를 작성한 애널리스트, 해당 종목을 펀드에 편입한 매니저들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이런 부실 기업에 대해 종목 보고서가 쏟아진 배경에는 증권사 부서 간 복잡하게 얽힌 이해 관계가 자리잡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리서치센터 수익 구조가 법인영업 성과와 연동되는 구조이며, 법인영업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종목 보고서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다. 애널리스트가 독립적인 보고서만 작성하기엔 여러 압박이 있다고 토로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자금 조달 시 주관을 맡거나, 전환사채에 직접 자금을 대는 등 회사 내 돈줄이 얽혀 관련 종목 보고서가 나오길 희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연구원이 중립적이지 않다며 업계 평판이 나빠질 순 있지만, 오히려 사내 필요한 인력으로 인정받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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