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간 생수병 사용량 ‘지구 14바퀴’

김기범 기자 2023. 3.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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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플라스틱 2.0 보고서
2021년 폐기물 1193만t 발생
4년 전보다 49.5% 늘어 ‘심각’
일회용 배달용기 소비량 폭증
전체 재활용률은 27%에 그쳐

한국인의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사용량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세가 계속되면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포함한 생활계 폐기물의 2030년 발생량은 2010년의 3.6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피스는 22일 발간한 ‘플라스틱 대한민국 2.0 보고서’에서 한국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2021년 한 해 동안 발생한 플라스틱 폐기물은 총 1193만t으로, 2017년에 비해 49.5%(395만t)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분리배출되는 플라스틱 중 배달음식 포장재가 포함된 ‘기타 폐합성수지류’ 항목은 2019년 하루 715.5t에서 2021년 하루 1292.2t으로 80.6%나 늘어났다.

1인당 연간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량 역시 모든 품목에서 2017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은 2017년 65개에서 2020년 102개로 56.9% 늘어났고, 생수 페트병은 같은 기간 96개에서 109개로 13.5%, 일회용 비닐봉지는 460개에서 533개로 15.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기준 한국인 1인당 연간 일회용 플라스틱 배달용기 소비량은 568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회용 컵, 생수병, 일회용 비닐봉지까지 더하면 연간 1312개로, 무게로 환산하면 약 19㎏이 된다.

2020년 한 해 동안 한국인이 사용한 생수 페트병은 56억개로, 병당 지름을 10㎝로 가정해 세워놓으면 지구를 14바퀴 돌 수 있다. 플라스틱 컵 연간 사용량은 53억개로, 컵 하나 높이를 11㎝로 가정할 때 모두 쌓으면 지구에서 달 사이 거리의 1.5배에 달한다. 한 해 사용된 비닐봉지는 276억개로, 이를 20ℓ 종량제 봉투라고 가정하면 서울시를 13번 이상 덮을 수 있다.

그린피스는 또 생활계 폐기물은 2010~2021년 사이와 같은 추세로 증가하면 2030년에는 한 해 약 647만5000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2010년의 177만9000t에 비해 약 3.6배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전체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2021년 기준 약 27%에 불과하다.

그린피스와 함께 연구를 수행한 장용철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구체적인 감축전략 수립과 대체 제품 개발, 관련 통계 구축 등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의 생산 및 사용 금지, 소비 억제 등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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