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속가능 패션, 연대에서 답을 찾다

한경애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CSO 부사장 2023. 3. 23.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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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생산의 시대'다.

필요한 것이 아닌, 갖고 싶은 것을 사는 시대기도 하다.

그 중 가장 접하기 쉬운 것은 아마도 패션상품일 것이다.

해답은 '리버스(rebirth)', 쓸모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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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생산의 시대'다. 필요한 것이 아닌, 갖고 싶은 것을 사는 시대기도 하다. 그 기저에는 저렴한 가격과 노동력으로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자신감과 사회적 인간에게 가장 잘 소구되는 '유행', 언제든 특정 물건을 쉽게 살 수 있는 편리함이 자리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접하기 쉬운 것은 아마도 패션상품일 것이다. 패션산업에서의 이 세 가지 요소는 잘 맞물리는 톱니바퀴처럼 끝없이 돌아가면서 팽창하고 있다.

백화점, 쇼핑몰은 말할 것도 없고, 끝도 없이 스크롤을 내리게 하는 온라인 숍을 보고 있으면, 이 옷들은 어디서 와서 누구의 손을 거쳐 버려지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구매된 상품은 소비될테지만, 최고의 감가상각율을 가진 재고는 포장도 뜯지 못한 채 폐기 수순에 들어간다.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입지 못하게 되어서 버려지는 것이 아니다.

'래코드'는 이러한 패션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브랜드다.

첫 질문은 2012년에 시작됐다. 왜 우리는 재고를 버려야만 하는가. 포장지조차 뜯지 못한 재고를 다시 살려낼 방법은 무엇인가. 해답은 '리버스(rebirth)', 쓸모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패션회사다운 해답으로 말이다.

래코드의 컬렉션은 이제 더 이상 판매가 어려운 3년차 재고를 해체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해부한 옷에서 나온 자재들을 재료로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의 옷을 탄생시킨다. 기존 재고에 붙어있던 라벨이나 로고는 떼지 않았다. 이 옷이 어디에서 왔는가를 그대로 표현했고 고객들이 알아주기를 바랬다.

지속가능은 커녕, 업사이클링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10년 전, 래코드는 많은 편견과 부딪혔다. 그때마다 래코드는 가치 소비와 지속가능패션을 소리 내며 편견을 지나왔다.

디자인의 퀄리티를 높였다. 여느 컨템포러리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 래코드만의 디자인으로 10년 세월을 쌓았다. 유럽의 쇼룸과 팝업스토어에서 현지 고객들에게 울림을 주었으며, 이제는 국내에서도 래코드의 디자인을 손꼽아 기다려주는 많은 고객들이 생겨났다.

업사이클링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 '리테이블'도 진행하고 있다. 원데이 클래스 성격의 리테이블은 모두 한 테이블에 앉아 작은 업사이클링 소품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업사이클링을 이해하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 기성복과 달리 장인정신으로 제작되는 옷, 미혼모, 새터민처럼 사회적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가치도 담아냈다. 그저 예뻐서 선택한 옷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또 작게 마나 환경을 위한 발걸음이 되길 바랬다.

래코드는 지난 10년간 지속가능패션 브랜드의 선발대를 자처했다. 이제 래코드는 함께 동참하자고 외친다. '래;콜렉티브'의 이름 아래 패션 브랜드와 아티스트들에게 제안하고자 한다. 각자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행동해 나가자. 우리가 만들어낸 것에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자세를 기억하자. 그것이 설령 100%에 다다르지 못한다 해도, 과정에서 생긴 작은 결과물과 보람들이 우리 사회를 더욱 빛나게 할 것이다. 함께 했을 때 갖게 되는 힘을 기억하자. 우리가 모여 물줄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면 그 시작은 바로 지금이다.

한경애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CSO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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