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INSIGHT] 넘쳐나는 미분양 꽉 닫힌 강원 부동산 …‘규제완화’ 열쇠 될까

정우진 2023. 3. 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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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래절벽에 분양시기 미루는 건설사
도내 미분양 주택 물량 전월비 34.3% 증가
수도권 대비 규제완화 혜택 미미 ‘양극화 심각’
공사비 증가 등 건설사 분양시기 조정
연착륙 대책에 입주전망지수 상승 불구
고금리 등 부동산 경기침체 회복 미지수
춘천지역 아파트 전경.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전국아파트 입주율이 두 달 연속 하락하며 60%대에 머물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의 입주율이 크게 떨어졌다. 정부의 전방위적 부동산 규제 완화로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은 거래량이 되살아나는 분위기지만, 수도권을 제외한 비수도권은 좀처럼 ‘거래절벽’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미입주 원인 중에는 ‘기존 주택 매매 지연’이 41.7%에서 44.4%로 상승했다. 세입자 미확보(39.6%→33.3%), 잔금대출 미확보(14.6%→14.3%), 분양권 매도 지연(4.2%→1.6%) 등은 비중이 모두 소폭 줄었다. 경기 침체 확장 국면으로 당분간 주택시장이 침체 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면서 아파트 구매·분양을 앞두고 있는 강원도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1~2월 강원지역 분양 실종… 주택시장 빙하기 여전

결혼을 앞두고 있는 A(33·춘천)씨는 분가를 앞두고 전세와 매매 중 선택의 기로에 섰다. 강원도 아파트 매매가가 생각보다 하락하지 않아 매매에 나서야 할지, 높은 분양가를 감수하더라도 분양을 받아야 할지, 전세를 구해 구매시기를 늦춰야할 지 고민이기 때문이다. A씨는 “춘천 부동산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찾아다니고 있으나 거래량이 아예 없다고 하며 당장 급한 것이 아니면 기다려보라고 했다”며 “분양을 받자니 분양시기가 불확실하고 분양가도 생각보다 너무 높아 전세를 선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강원도의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8.3대1로 전년(15.5대1)대비 절반 수준으로 크게 위축됐다. 올해 서울의 경우 3개단지 393가구 공급에 2만2401건이 몰리며 평균 57.1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번 평균 청약경쟁률은 2021년 4분기(192대1)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해제가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고, 유주택자도 1순위 청약이 가능했다. 반면 강원도는 이미 비규제지역에 속했기에 혜택을 보지 못했고, 올해 1~2월 강원도의 경우 분양 물건이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KB부동산 기준 올해 강원도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2월과 비교해 3.11% 오르며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강릉은 6.27%로 이천(6.3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기에 분양가가 크게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미분양 주택 증가 악영향 늦어지는 분양일정

특히 지난해 말 청약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춘천 소양로 포스코 아파트는 공사비 증가와 침체된 부동산 경기 등으로 올해 5월 말에서 6월로 분양 시기를 옮겼다. 현재 사업시행인가 변경인 고시도 끝나 이번주 안으로 인가가 날 것으로 보이며 현재 분양가 조정 중에 있지만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당 조합은 인건비, 공사비 증가로 인해 분양가를 평당 1640만~1650만원으로 요구하고 있다.

우춘수 춘천 소양촉진2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장은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지난해보다 나은 상황이며 일반 분양가에 대한 조정에 들어섰다”며 “일반 분양이라도 다른 아파트와 달리 조합원과 같은 마감재를 사용하는 등 옵션에 들어갈 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광주 화정 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로 중단됐던 춘천 삼천동 아이파크도 지난 8일 아파트 최종 사업허가를 완료해 분양시기는 6월 정도로 예상된다. 또 춘천 동면 만천초교 인근 대림이편한 1단지(540세대)와 2단지(470세대)로 나눠 추진 중이다. 원주의 경우 오는 7월 태장동에 대원칸타빌(907세대)이 예정됐고, 강릉은 12월 강릉 영진 코아루 휴티스(217세대)가 예정됐다. 그러나 강릉은 올해 입주 물량이 1389세대에 불과하며 절반 가량이 임대주택이라 다른 지역에 비해 아파트 값 하락세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강원도 미분양 주택 증가도 분양시장의 악재로 작용한다. 지난 1월 도내 미분양 주택 물량은 3556건으로 전월(2648건)대비 908건(34.3%) 증가했다. 또 주택산업연구원의 ‘3월 아파트입주전망지수’를 보면 지난달 강원도 입주율은 52%로 전월(60%)대비 8%p 줄었다. 다만 정부의 규제지역 전면 해제, 전매제한 기간 완화, 다주택자 규제 완화, 무주택자 대출규제 완화 등 주택시장 연착륙 대책에 대한 기대심리로 3월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91.6으로 연초(54.5)보다 37.1p 대폭 상승했고, 전국 평균(80.2)을 상회했다.

원주의 B공인중개사는 “지난해 미분양으로 진행된 건이 많아 올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높은 금리와 부동산 고점 심리로 인해 분양이 제대로 이뤄질 것인가에 대한 의문점이 남는다”고 전했다. 향후 비규제지역 혜택이 사실상 사라진 강원도의 분양 경쟁률에 대해 주목된다. 정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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