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래푸·은마 2주택자, 올해 보유세 3832만 원 줄어

서현정 2023. 3. 2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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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주공5 보유세 58% 하락
다주택자 종부세 크게 줄어
"집값 불안 발생 가능성 낮아"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보유세를 비롯한 부동산세금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역대 최대 수준인 18.61% 하락하면서 부동산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도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된다. 실제 보유세는 20% 이상 떨어져 2020년 수준보다 더 적은 세금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세 부담 감소로 주택소유자들의 매도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역대급 공시가 하락에 보유세 부담 확 낮아져

일단 1주택자의 세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22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보유세 1주택자 추정안을 보면, 지난해 공시가 12억 원 아파트 보유세는 274만 원이었지만 올해 공시가가 9억7,000만 원으로 낮아지면서 보유세도 29% 줄어든 194만 원으로 감소한다. 236만 원이었던 2020년보다 세금 부담이 줄어든 것이다. 작년 공시가가 5억 원이던 아파트 소유자의 보유세는 63만 원에서 45만 원으로 떨어진다.

이날 한국일보가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동산팀장에게 보유세 시뮬레이션을 의뢰한 결과,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면적 84㎡) 1주택자의 보유세는 작년 412만 원에서 올해 252만 원으로 38.7%(159만 원) 감소한다. 343만 원이었던 2020년보다 더 줄어드는 셈이다. 지난해 13억8,200만 원이던 공시가가 10억9,400만 원까지 낮아지기 때문이다. 같은 규모의 성동구 텐즈힐의 보유세도 350만 원에서 208만 원으로 40% 감소한다. 특히 이 아파트는 올해 추정 공시가가 9억4,700만 원으로 3억 원 넘게 줄면서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공시가 인하로 1가구 1주택 종부세 대상이 되는 주택 수는 45만6,000호에서 23만2,000호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서울 시내 주요 아파트 보유세 시뮬레이션. 그래픽=신동준 기자

공시가 20억 원 이상 고가주택들의 보유세도 큰 폭으로 줄어든다.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84㎡(올해 공시가 20억8,600만 원)는 보유세가 지난해 1,372만 원에서 올해 771만 원으로 600만 원(43.7%)이나 감소한다.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82㎡는 공시가가 작년 22억6,600만 원에서 올해 15억1,700만 원으로 급감하는데, 보유세도 1,050만 원에서 438만 원(-58%)으로 줄었다. 2020년 보유세(837만 원)와 비교하면 400만 원 가까운 세금이 낮아진다.

다주택자의 세부담은 더 크게 덜어진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와 은마아파트 84㎡를 한채씩 갖고 있는 소유자의 경우 올해 보유세로 1,526만 원이 부과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5,358만 원)에 비해 무려 71.5%나 줄어든다. 지난해 법이 바뀌면서 2주택자는 중과세율 대상에서 제외돼 일반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종부세율이 줄고, 다주택자 공제금액이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오르는 등 복합적 감세 정책의 수혜를 받은 것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 따라 종부세 달라질 수도

보유세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인데, 정부는 세수 급감을 막기 위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1주택자 기준 공정가액비율을 종부세 60%, 재산세는 45%로 각각 적용하고 있는데 종부세 비율만 80%로 높이는 내용이다. 이 경우 114㎡ 규모 마포래미안푸르지오 1주택자의 보유세는 종부세 비율을 60% 적용 시 352만 원으로 전년보다 220만 원 줄어들지만, 80% 적용 시에는 360만 원이 된다. 다만 재산세 비율은 현행과 같이 45% 수준에서 더 상향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4월과 올 상반기에 재산세와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발표할 예정이다. 우 팀장은 "종부세 비율을 80%수준으로 높이더라도 종부세는 전년 대비 여전히 크게 줄어들고 2020년과 비슷한 수준일 듯하다"고 예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주택 소유자들의 세금 부담이 줄어 집을 팔아야 한다는 압박은 줄어들 것"이라며 "고금리 상황 속 하락 기대심리가 여전해 집값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함영진 직방데이터랩장은 "매수자들은 급하게 집을 처분하지 않고 관망하려는 움직임이 예상된다"며 "집값이 떨어지기 쉽지 않은 '똘똘한 주택'이나 수도권 상급지 위주의 갈아타기, 지방의 수도권 원정매입이 제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현정 기자 hyu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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