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 정당이 공영방송을 장악하겠다고 법을 만든다니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에서 방송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바로 올렸다. 지난해 말 상임위에서 단독 처리한 데 이은 일방 독주다. 정권은 내줬어도 방송 권력만은 내줄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방송법 개정안은 공영방송 이사회를 확대하고, 100명이 참여하는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가 3명 이하 후보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대통령이 공영방송 사장 인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게 하겠다는 명분이지만, 그 속내엔 민주당의 방송 장악 의도가 그대로 보인다. 이사 배분에서 국회 몫은 다수당인 민주당이 더 차지하게 되고, 방송 관련 학회와 직능 단체, 시청자 위원도 친(親)민주당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민주당이 원하는 사람을 방송사 사장에 앉히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야당이던 2016년에도 이 비슷한 방송법 개정안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막상 정권을 잡고 여당이 되자 방송법 개정 공약을 파기해버리고 KBS, MBC 사장부터 폭력적으로 내쫓았다. 공영방송은 정권 응원단이 됐다. 그러더니 이제 정권을 잃고 야당이 되자 스스로 폐기했던 방송법 개정안을 다시 들고나온 것이다. 민주당이 정권을 잡든 잃든 방송만은 장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송법 개악을 막는 일 못지않게 지난 정권의 방송 장악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방송통신위원회를 바꾸는 일도 중요한 문제다. KBS 사장을 교체하려는 정권을 위해 강규형 KBS 이사에 대한 무리한 해임 건의안을 문 전 대통령에게 올린 곳이 방통위다.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를 조작한 혐의로 주무 국장·과장·심사위원장이 얼마 전 구속됐다.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만든 정부 조직이 설립 취지를 스스로 허물었다. 방통위의 근본적 개선도 더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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