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가 돈만 쓴다고? 주총 온라인 통보하니 수십억원 아꼈네요
국내 상장사들 가운데 주주총회, 배당 지급 등과 관련한 종이 통지서를 없애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비용을 절감하고,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경영을 통해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ESG 경영의 일환으로 주주총회 안내 우편물을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삼성전자 홈페이지의 전자 공고로 대체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소액주주가 581만4000명이나 되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로 종이 3500만장을 아낄 수 있다고 합니다.
예탁결제원이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총, 유상증자, 배당 지급 등과 관련한 종이 통지서를 보내는 기업 숫자는 계속 줄고 있습니다. 예탁결제원이 주주 정보를 관리하는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30기업을 살펴본 결과 주주총회 통지서를 우편으로 발송하는 기업은 2013년 20개에서, 작년 12개로 줄었습니다.
배당 통지서를 보내는 기업도 같은 기간 21개에서 11개까지 감소했습니다. 삼성전자·네이버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포함됩니다.
예탁결제원은 기업을 대행해 주주 1명에게 종이 통지서를 보내며 수수료 120원을 받습니다. 종이와 봉투 가격 등이 포함된 금액입니다. 기업은 우편요금 430원도 따로 내야 합니다. 삼성전자가 주주 581만4000명에게 배당 통지서를 다 보내려면 약 32억원이 필요한 셈입니다. 1년에 4번 배당금을 지급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통지서를 보내지 않으면서 1년에 128억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주총 통지서는 한술 더 뜹니다. 주총 안건과 재무제표 등을 함께 보내기 때문에 수수료, 우편요금 외에도 주주 1명당 수십 원의 종이 값·인쇄비가 추가됩니다.
ESG는 기업의 사업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아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그러나 종이 통지서를 없애 환경보호 등 ESG 경영을 하는 동시에 비용도 절감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이런 노력을 이어나가면 장기적으로는 ESG 경영을 중시하는 해외 기관 투자자의 자금도 더 많이 유치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종이 통지서를 고집하는 기업들로서는 고려해 볼 만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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