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정복하는 NK세포 치료제, 세계 최초로 상업화 성공하나

곽수근 기자 2023. 3. 23.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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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R&D, 신약개발로 이어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카이스트·서울아산병원 공동 연구진이 급성골수성 백혈병으로 부모·자녀 간 골수이식을 받은 환자들에게 자연살해(NK)세포를 투여한 결과, 병의 진행이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NK(Natural Killer)세포’로 불리는 자연살해세포는 면역세포의 일종으로, 주로 골수에서 만들어지고 암세포를 파괴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최인표 생명공학연구원 명예연구원은 ‘바이오 R&D 쇼케이스’에서 본지와 만나 “우리나라가 NK세포치료제 상업화를 세계 최초로 성공시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10여 년 전 최 연구원이 건강한 사람의 혈액에서 줄기세포를 뽑아내 NK세포로 자라게 한 것은 줄기세포로 NK세포를 만든 세계 첫 사례로 꼽힌다. 이번 연구에서는 평균 30개월에 걸친 관찰 기간에 병이 더 진행된 경우는 NK세포 투여군 35%, 비투여군 61%로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NK세포는 쉽게 말하자면 최전방의 킬러 부대이고, NK세포치료는 환자에게 최전방 부대를 투입해 암세포와의 전쟁에서 이기게 하는 것”이라며 “기존 항암 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작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바이오 R&D 성과는 희소 난치 질환 신약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예컨대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채 폐조직이 굳어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특발성 폐섬유증’은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 미만인 난치병인데, 국내 제약사가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과기정통부는 “폐를 굳게 하는 콜라겐 생성을 억제하는 ‘베르시포로신’이라는 신약을 대웅제약이 개발해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임상 중”이라고 밝혔다. 최종원 대웅제약 개발본부장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은 현재 약 5조원에서 2030년 8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임상 중인 치료제의 장점은 폐섬유증으로 이어지는 콜라겐 생성을 직접적으로 억제하고, 주사가 아닌 ‘먹는 약’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의대 조일주 교수 연구진은 생쥐의 뇌 신경신호를 측정하면서 동시에 약물을 뇌에 전달하는 ‘무선 브레인 칩’을 개발했다. 0.15㎜ 두께 초소형 탐침으로 생쥐 뇌에 약물을 주입해 뇌의 반응 신호를 관찰하는 방식이다. 조일주 교수는 “뇌의 특정 부위를 약물로 억제시킨 뒤 행동과 뇌신호를 측정하면, 해당 뇌 부위의 역할을 밝혀낼 수 있다”며 “파킨슨병을 비롯해 뇌질환 치료제 개발 때 약물의 효과를 파악하는 데 브레인칩이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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