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해고하면 주가는? 메타는 오르고 아마존 내리고
‘비관 전망’ 확산 계기되기도
페이스북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최근 연달아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선 가운데, ‘해고 뉴스’가 주가에 엇갈린 영향을 주고 있어 주목된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주가는 ‘직원 1만명 해고’ 방침을 공지한 지난 14일(이하 현지 시각)부터 21일까지 6거래일 동안 11.8% 올랐다. 오름 폭이 같은 기간 S&P500 지수 상승률(3.8%)의 3배 이상이었다. 이 회사는 작년 11월에도 1만1000명 규모의 감원 계획을 발표했는데, 그때도 주가가 이틀 만에 16%나 뛰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공식 블로그에 이번 감원 계획을 밝히며 “회사를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한 효율화 작업”이라고 밝혔는데, 시장이 긍정적으로 화답한 것이다.
이처럼 해고 뉴스 자체는 기업 경영 상황이 좋지 않다는 신호이지만, 향후 인건비가 줄어 실적이 향상될 수 있는 징조로 읽혀 오히려 투자자의 돈이 몰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대규모 감원은 회사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인데, 그만큼 경영진의 재무 실적 개선 의지가 강하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지난달 글로벌 미디어 업체 디즈니가 7000명을 정리해고했을 때도 주가는 당일 시간 외 거래에서 5.4% 상승했고, 지난 1월 구글의 1만2000명 해고 소식도 주가를 하루 만에 5.3% 끌어올렸다.
그러나 ‘해고는 곧 호재’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일 아마존이 9000명 추가 해고 방침을 밝히자 주가는 오히려 당일 1.3% 하락했다. 감원이 핵심 사업인 클라우드 부문 등에 집중된다고 알려지자, ‘회사 역량이 감소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며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또 작년 6월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가 회사 간부들에게 “직원의 10%를 감축해야 한다”고 한 사실이 알려지자, 하루 만에 주가가 9%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당시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발표에 대해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할 때다. 그런 와중에 CEO마저 비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는 소식에 시장이 화들짝 놀란 것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통상 대규모 해고는 수익성을 개선해 주가에 긍정적이지만, 기업에 부정적인 이슈가 여러 가지 겹친 상황에서는 오히려 ‘불난 데 기름을 부은 격’으로 주가를 확 꺾을 수 있기 때문에 개별 회사의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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