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온전히 나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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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행복을 원한다. 기쁨을 원하고 즐거움을 바란다. 그런데 인생은 결코 내 뜻대로 살아지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모든 일이 술술 풀리기를 바란다. 그것이 가장 큰 번뇌 망상인데 말이다.
이솝우화에는 ‘여우와 신포도’라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 옛적에 여우가 살고 있었다. 여우가 길을 걷다가 큰 나무에 먹음직한 포도가 주렁주렁 매달린 것을 봤다. 여우는 침을 잔뜩 흘리며 포도를 향해 발을 뻗었다. 하지만 나무 높이 걸려 있는 포도에 발이 닿지 않았다. 펄쩍펄쩍 뛰어봤지만 포도에 닿지 않았다. 혼신의 힘을 다해 몸을 던졌지만 끝끝내 포도를 얻을 수 없었다.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던 여우는 포도 먹기를 포기하고 몸을 돌려 길을 떠나며 이렇게 읊조렸다. “됐다, 됐어. 어차피 저 포도는 엄청 시어서 맛이 없을 거야.”
원래 이 여우의 이야기는 자기 자신을 합리화하고 핑계되는 여우의 어리석음을 비웃는 우화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여우가 참 지혜롭다는 생각도 든다. 되지 않는 것을 억지로 매달리거나 아쉬워하지 않고, 집착 없이 훌훌 털어버리고 자기 길을 가는 여우가 오히려 참 멋있는 녀석 같다. 어떤 사람들은 여우가 능력이 없어 포도를 먹지 못하는 상황에서 애써 자기 위로를 한다고 비웃겠지만 어떤 관점에서는 애써 되지 않는 일에 집착하지 않고 적당히 자기 정신건강을 챙길 줄 아는 모습에 나름 지혜롭다고 여길 수도 있는 것이다.
세상에 펼쳐지는 일들이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다. 즐거운 일도 있고 괴로운 일도 있다. 내 앞에 항상 내가 원하는 일만 생길 수는 없다. 펼쳐진 일들이 내 맘대로 되지는 않지만 그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선택할지는 온전히 나의 몫이다.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넘어져 무릎이 까졌다. 그는 화를 내면서 속으로 욕을 했다. “아, 재수 없어. 이게 뭐야.” 그는 찌릿찌릿 아픈 무릎을 안고 하루를 보냈다. 기분 나쁜 감정에 하는 일마다 자꾸 짜증이 났다. “아, 오늘 하루 정말 진짜 싫다, 싫어.”
그는 넘어져 다친 무릎보다 계속해서 일어나는 기분 상한 자기감정에 취해 괴로움을 껴안고 있다. 그런데 또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넘어져 무릎을 다쳤다. 그는 순간 마음을 다스리며 이렇게 말했다. “와우, 오늘 운 좋다. 더 크게 다칠 뻔했는데 겨우 무릎 까진 걸로 끝났네.”
우리 앞에 펼쳐진 상황을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긍정적인 감정을 선택할지, 부정적인 감정을 선택할지는 온전히 내 결정이다.
우리 마음속에는 두 마리 늑대가 있다. 선한 늑대와 악한 늑대다. 두 늑대에게 음식을 주는 것은 내 결정이요 나의 선택이다. 선한 늑대에게 음식을 주면 악한 늑대는 힘이 약해진다. 악한 늑대에게 음식을 주면 선한 늑대가 약해진다.
여러분은 어떤 늑대에게 음식을 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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