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베리 설레는 봄, 삼랑진행 ‘딸기 막차’ 올라타세요

김미주 기자 2023. 3. 2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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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삼랑진 딸기 축제

- 80년 역사의 우리나라 첫 재배지
- 31일부터 3일간 다양한 체험 행사
- 잼·방향제 만들어보고 공연 즐겨
- 벚꽃 거리 싱그러운 향기로 가득

- 한겨울 지나 늦봄까지도 수확 계속
- 압도적 달콤함의 메리퀸·금실딸기
- 한입 베어 물자 입안 가득 과즙 팡팡
- 제철 끝나가는 아쉬움 달랠 수 있어

경남 밀양 삼랑진읍은 1943년께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딸기 재배가 시작된 곳이다.

경남 밀양 삼랑진읍 ‘신비농원’에서 수확한 딸기. 삼랑진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딸기 재배가 시작된 곳이다. 이 고장 딸기는 향이 진하고 당도가 높아 ‘명품 딸기’로 통한다.


삼랑진 딸기는 빽빽할 밀, 볕 양을 쓰는 밀양(密陽)의 이름처럼 촘촘한 햇살을 받고 자라 향이 진하고 육질이 단단한 데다 당도가 높아 인기가 많다. 보통 한겨울이 수확 적기이지만 늦은 봄까지도 즐길 수 있어 이맘때 딸기 좋아하는 이들이 아쉬움을 달래려면 삼랑진은 좋은 여행지가 된다. 따뜻한 봄이 되면 삼랑진 안태리 벚꽃거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축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밀양삼랑진딸기시배지 축제’가 포문을 열었다. 코끝에 부는 봄바람마저 딸기 향을 가득 품은 삼랑진을 지난 17일 방문했다.

▮80년 노하우 압도적 단맛

킹스베리와 금실딸기 등 맛있는 딸기를 수확 중인 신비농원 오전 풍경.


밀양삼랑진딸기시배지발전협의회(회장 김태환)는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3일간 삼랑진농협 가공공장 일대에서 제13회 ‘밀양 삼랑진 딸기 시배지 축제’를 연다.

축제는 31일 지역 주민을 위한 노래자랑과 초청가수 공연을 시작으로 1일 딸기잼 만들기 체험, 딸기 방향제 만들기, 딸기 모종·생과 판매 등이 진행된다. 2일에는 밀양 삼랑진 딸기 시배지 축제 어린이모델 선발대회도 처음으로 열린다. 행사기간에는 다양한 부스를 통해 풍성한 이벤트가 이어질 예정이다. 축제에는 3t의 딸기가 투입된다.

1943년 삼랑진금융조합 이사로 활동하던 고 송준생 씨가 일본에서 가져온 딸기 모종이 처음으로 재배에 성공하며, 삼랑진은 딸기 시배지가 됐다. 올해로 딸기 재배 역사 80년이다, 삼랑진 총 시설 원예면적 286㏊ 중 딸기 재배 면적은 189㏊에 이른다. 한 해 딸기 생산량은 6445t을 웃돈다.

올해로 13회를 맞은 축제는 2001년 ‘삼랑진 딸기 한마당 축제’란 이름으로 첫 출범했다. ‘원조 딸기’를 상품화하고 홍보하는 동시에 주민 화합과 결속을 다지자는 뜻이었다. 초기에는 딸기 먹기 대회도 열었는데, 맛있는 딸기를 실컷 먹을 수 있어 축제 참가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2009년께 딸기 수확량이 감소하는 등 안팎으로 어려움이 생겨 2019년까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야 했다.

이후 삼랑진읍사무소와 삼랑진 체육회가 그동안 딸기 축제의 ‘조연’이었던 안태리 벚꽃 명소를 전면에 내세워 ‘삼랑진 벚꽃축제’를 열었다. ‘벚꽃과 딸기’란 매력적인 봄 콘텐츠는 관광객을 단숨에 끌어당겼다. 지난해 축제는 다시 ‘밀양 딸기 시배지 축제’로 거듭났고, 올해 밀양삼랑진딸기시배지발전협의회의 주최·주관으로 완벽한 부활을 앞두고 있다.

삼랑진을 찾으면 80년 재배 노하우를 품은 원조 딸기를 즐길 수 있다. 이번 축제에는 협의회에 속한 100여 농가가 참여해 딸기 피날레를 화려하게 꾸민다. 올해 축제 운영을 맡은 김태환 회장은 “딸기 시배지 축제는 밀양 삼랑진의 자존심이다. 온가족이 공연과 함께 벚꽃과 딸기를 함게 만끽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메리퀸·금실딸기 당도 더 높아

삼랑진을 찾은 지난 17일 딸기 수확이 한창인 ‘신비농원’(대표 송기석)을 방문했다. 사자를 닮아 늠름한 중국 황실개 차우차우가 지키는 입구를 지나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서자 진한 딸기 향이 후각과 침샘을 마구 자극했다. 겨울철 바쁜 수확 시기는 지났지만 푸른 잎 사이로 새빨간 딸기가 장미처럼 피었다. 이곳은 일반 딸기보다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저장성이 좋고 압도적 달콤한 맛이 보장된 메리퀸딸기와 금실딸기 등을 주로 재배한다. 성인 주먹만 한 크기의 킹스베리도 기른다.

딸기는 땅에 모종을 직접 심는 토경 방식과, 땅 위로 1m 띄운 가대 위 재배조(베드)에 심어 토양 오염 가능성을 차단한 수경재배 방식으로 나눠 키운다. 수경 재배는 토경 재배보다 한 달 더 빨리 심고, 한 달 더 수확할 수 있다. 꽃자루에서 피어난 하얀 꽃은 20일 뒤 딸기로 변한다. 송기석 대표는 “품종에 따라 한 꽃자루에서 꽃이 7개 정도 핀다. 7개를 그대로 두면 7개의 열매를 맺겠지만, 그럼 열매 크기도 다 작고 당도도 덜하다”며 “두세 개 꽃을 떼 너덧 개의 열매만 수확해야 크고 당도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솎음작업을 통해 양보다 질을 택하는 것이다.

줄기 끝에 매달린 딸기는 즉석에서 수확해 먹어도 된다. 짓무를 걱정 없이 단단한 육질을 베어 물자 입안 가득 달달한 과즙이 터졌다. 설익은 신맛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고, 지나치게 숙성된 과일에서 느껴지는 진득한 뒷맛도 없이 깔끔했다. 제철인 겨울이 아니어도 싱그러움은 이미 충분하다. 늦봄 ‘딸기 막차’를 타고 삼랑진으로 떠나보자. 부산역에서 삼랑진역까지는 40분 정도면 도착한다.

# 탁 트인 낙동강 바라보며 여유 한잔 어때요

▮ 주변 가볼만한 곳

- ‘카페삼랑’의 치즈단팥 ‘삼랑빵’ 인기
- 밀양읍성·만어사 등 시티투어도 추천

‘카페삼랑’은 탁 트인 낙동강 뷰로 인기가 높다.


부산에서 가깝고, 여행지로 알찬 고장 삼랑진에서 딸기만 맛보고 돌아가긴 아쉽다. 이달 운행을 시작한 시티투어 버스로 만어사 송지시장 등 지역 명소를 둘러보거나 낙동강 풍경을 한눈에 담는 카페에서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1908년 최남선이 지은 창가 ‘경부철도가’는 삼랑진을 이렇게 표현한다. ‘객관 동편 영남루 좋은 경개는/ 노는 사람 지팡이 절로 멈추고/ 만어산에 나는 돌 쇠북과 같이/ 두드리면 쟁쟁이 소리 난다네/ 그 다음에 있는 역이 삼랑진이니/ 마산포로 갈리는 분기점이라/ 예서부터 마산이 백 리 동안에/ 여섯 군데 정거장을 지나간다네’. 삼랑진에는 지금은 기능을 멈춘 철교와 터널을 활용한 이색 콘텐츠가 풍부하다.

경남 밀양 삼랑진읍과 김해 생림면 사이로 낙동강이 흐르고, 그 위를 다섯 개 교량이 가로지른다. 경전선 선로인 낙동강철교, 옛 삼랑진교인 낙동강 인도교, 레일바이크가 오가는 낙동강철교, 신삼랑진교, 중앙고속도로로 대구와 부산을 잇는 낙동대교 등이다. 주변을 가로막는 고층빌딩은 없다. 탁 트인 낙동강과 다섯 개 철교는 해 질 녘 멋진 일몰 명소가 된다. 이 장관을 정면에서 보는, ‘뷰’를 내세운 카페도 낙동강을 따라 늘어나는 추세. 그중 ‘카페삼랑’은 치즈와 단팥을 곁들여 쫀득한 맛이 중독성 있는 ‘삼랑빵’과 낙동강 뷰를 내세워 인기 많은 핫플레이스다. ‘삼랑빵’은 평일에도 오후면 품절되니 맛보고 싶다면 서두르는 게 좋다.

삼랑진읍 민귀옥 읍장은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하는 시티투어를 추천했다. 밀양관광문화재단은 올해 밀양 방문의 해를 맞아 ‘희희낙락 밀양 시티투어’ 버스의 상반기 운행 일정(7월 31일까지)을 최근 공개했다. ▷표충사와 얼음골 등을 오가는 동부산악권 ▷영남루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 밀양읍성 등을 오가는 시내권 ▷밀양 3대 신비 사찰로 종소리 나는 수많은 돌로 유명한 만어사와 수억 개 화려한 조명이 눈길을 잡는 트윈터널 등을 오가는 삼랑진권이다.

투어버스는 금요일은 동부산악권, 토요일은 시내권, 일요일은 삼랑진권을 돈다. 삼랑진권을 기준으로 최소 10명 이상 모여야 출발하며 이메일 또는 전화 예약 뒤 금요일 오전 10시까지 1만5000원(입장료·체험비 포함)을 입금해야 한다. 36개월 이하 어린이는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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