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못 끄는 '산불'...자제 요청에도 포 사격
[앵커]
강원도 화천, 최전방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틀째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군부대 포사격 훈련이 원인인데요.
대형 산불 위험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산림 당국의 사격 훈련 자제 요청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물 위를 스치듯 비행 중인 헬기.
물을 가득 담아 날아갑니다.
도착한 곳은 산 꼭대기,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에 쉴새 없이 물을 쏟아붓습니다.
강원도 화천에서 산불이 발생한 건 지난 21일 낮 11시 반쯤.
군부대 박격포 사격 훈련이 원인이었습니다.
제 뒤로 멀리 보이는 곳이 군부대 포사격 훈련장 인근입니다. 군사 지역이라 진화 인력이 현장에 접근할 수 없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불발탄이 터질 위험이 커 육상 진화 작업이 불가능한 상황.
불티 하나하나, 마지막 잔불 정리까지 헬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사격 훈련 시기.
산불재난 국기 위기 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했지만, 포사격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됐습니다.
헬기 10대가 오가며 물을 퍼붓지만, 그때뿐.
밤이 되자 다시 불길이 살아났습니다.
마을 전체가 연기에 휩싸였고, 끊이지 않는 헬기 소음에 주민들은 불만을 제기합니다.
[산불 발생 인근 마을 주민 : 군인들도 (사격훈련) 안 했어야지. 산불 나면 산악지대가 너무 위험해서 사람 접근도 어려워. 우리도 연기 마시고 소음이고, 얼마나 힘들어. 신경질 나 죽겠어요. 진짜.]
앞서 지난 14일 울산에서도 군부대 포사격 훈련으로 인한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산림청이 지난 2월부터 사격 훈련 자제를 요청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군 관계자는 훈련 시작 당시 산불 지수가 '낮음'이었고, 훈련 전 헬기로 물 6톤을 주변에 미리 뿌려놓는 예방 살수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산림 수 ha가 불에 타고 진화 인력과 장비 수십 대가 투입된 상황.
대형 산불 위험이 최고조에 이르고,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군 당국은 예외였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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