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8억 약정·쌍방울·백현동... 이재명 관련 수사 줄줄이 남았다

허욱 기자 2023. 3. 22.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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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본격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민생 4대(물가·금리·부동산·고용) 폭탄 대응단 출범 회의에 참석해 의원 발언을 듣고 있다. 2023.3.22/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되면서 이르면 5월부터 매주 법정에 서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건의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는 준비 절차는 앞으로 한 달 남짓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후에는 이 대표가 피고인으로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 고(故) 김문기씨와 백현동 개발 관련 허위 사실을 공표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이달 초부터 격주로 금요일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대장동 사건’ ‘성남FC 사건’ 재판까지 겹치면 이 대표가 매주 한 번꼴로 피고인석에 앉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는 것이다.

향후 재판에서 이재명 대표와 검찰은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그가 성남시장이던 2014년 8월부터 진행한 대장동 개발 당시 성남도개공에 확정 이익 1830억원만 배당하면서 4895억원의 손해를 입혔다는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는 성남시민에게 귀속돼야 할 막대한 개발 이익을 정치적 이익을 위해 자신의 선거를 지원하고 유착한 민간 업자가 독식하게 했다”며 “이 대표는 사업 전반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을 넘어 직접 설계하고 실행하도록 한 최종 책임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혐의를 담은 공소장은 170장 안팎이며, 수사 기록도 500권이 넘는다고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이 대표에게 ‘4895억원 배임’(대장동 사건), ‘133억5000만원 제3자 뇌물’(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 등 5개 혐의를 적용해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덕훈 기자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대장동 사업과 맞물려 추진한 1공단 공원화, 서판교 터널 등 사업 비용 3681억원을 민간 업자들에게 부담시켰다”면서 “성남시는 총 5500여 억원을 공공 이익으로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간 업자들에게 손실을 입히고 성남시와 도개공의 이익을 더 챙겼으니 배임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관련 정보를 사전 유출해 대장동 일당 등이 8097억원의 이익을 챙길 수 있게 했다는 혐의도 부인하고 있다. ‘민간 업자들이 대장동 사업 컨소시엄에 숨어있거나 이들이 위례신도시 사업에 관여한 사실을 몰랐으며 이들에게 비밀을 유출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성남FC 관련 133억5000만원 제3자 뇌물 혐의에 대해서도 “(기업 상대) 인허가는 적법했고 성남FC는 광고 계약에 따라 광고를 해주고 비용을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날 두 번째 기소로 이 대표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서울중앙지검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가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에게 대장동 수익 중 428억원을 약속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이 의혹은 이날 이 대표 공소장에 혐의로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측근인 정진상(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김용(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유동규(전 성남도개공 본부장)씨가 428억원을 약속받는 과정에 이 대표가 보고받거나 승인했는지에 대한 증거를 살펴보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지검은 또 김용씨가 2021년 4~8월 이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대장동 일당에게 8억47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이 대표 관련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수원지검도 쌍방울의 김성태 전 회장이 2019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 비용과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을 대신 내주기로 하고 총 800만달러를 밀반출해 북한 측에 전달했다는 혐의를 수사 중이다. 이 대표에게 뇌물 또는 제3자 뇌물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다.

이 밖에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직 시기에 이뤄진 백현동 아파트 개발이나 정자동 호텔 건설 사업과 관련한 특혜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이 대표에게 추가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기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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