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길 사라져, 통렬한 자기반성 필요”…’한때 천재’ 26세 MF의 몰락

[포포투=김희준]

‘몰락한 천재’ 델레 알리를 향한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알리는 한때 유럽 최고의 재능으로 손꼽혔었다. 2015년 19세의 나이로 잉글랜드 리그원(3부리그)의 MK돈스에서 토트넘 훗스퍼로 이적한 그는 곧바로 리그 33경기 10골 9도움을 기록, 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팀과 올해의 영플레이어를 휩쓸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토트넘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해리 케인, 손흥민,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함께 ‘DESK 라인’을 형성한 알리는 2016-17시즌 리그 18골 9도움을 올린 것을 비롯해 토트넘에 창의성을 불어넣었다. 그는 2016-17시즌 프리미어리그 준우승과 2018-19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등 황금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급격히 몰락했다. 천부적인 센스와 오프 더 볼로 경기를 주름잡던 알리는 어느 순간부터 그러한 번뜩임이 완전히 사라지며 무색무취 선수로 바뀌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후기부터 쇠퇴의 조짐을 보이던 알리는 조세 무리뉴 감독과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을 거치며 완전히 추락해버렸다.

부활을 위한 움직임도 소용없었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는 에버턴에서 재기를 노렸으나 처참한 실패를 맛봤고, 그 해 여름 이적한 튀르키예 베식타스에서도 초반에 잠깐 반짝였을 뿐 후보 선수로 전락하게 된다. 최근에는 세뇰 귀네슈 감독의 눈밖에 나며 남은 시즌을 사실상 명단에서 제외된 상태로 보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천재의 몰락에 전 스코틀랜드 축구선수 앨런 허튼도 안타까워했다. 그는 영국 ‘풋볼 인사이더’를 통해 “알리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통렬한 자기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에게) 지금 이 순간 유일한 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라며 조언을 전했다. 그가 말한 ‘유일한 길’이란 알리를 기용하려 노력했던 프랭크 램파드 감독이 계속 에버턴에 남아있었을 경우를 뜻한다.

이와 더불어 “알리는 20골 이상을 넣은 멋진 시즌도 보냈었다. 아마 그가 그때로 돌아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을 것이고, 그가 경기하는 방식은 그에 완전히 미치지 못했다. 어떤 이유로든 잘 되지 않았다”라며 압박감이 알리를 무너뜨렸다고 진단했다.

알리에게는 다가오는 여름이 마지막 기회다. 알리는 에버턴으로 복귀해 계약 마지막 1년을 함께하게 된다. 그때도 지금과 같은 안타까운 경기력이 계속된다면 알리의 부활은 영영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김희준 기자 juny66@fourfourtw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