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타워] 특권의 무게

조병욱 입력 2023. 3. 22.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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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 개편을 논의하던 국회가 때아닌 의원정수 논란에 휩싸였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여야 의원 17명이 모여 수개월간 논의한 결과, 의원정수를 현행 300명(지역구 253명, 비례대표 47명)에서 350명으로 늘리는 것을 기초로 한 방안 2개(소선거구제+권역별 병립·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현행 인원을 유지하면서 지역구 의석을 줄이고 대신 비례대표를 늘리는 안(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등 총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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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 개편’ 못 믿는 국민… 의원 기득권부터 내려놓아야

선거제 개편을 논의하던 국회가 때아닌 의원정수 논란에 휩싸였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여야 의원 17명이 모여 수개월간 논의한 결과, 의원정수를 현행 300명(지역구 253명, 비례대표 47명)에서 350명으로 늘리는 것을 기초로 한 방안 2개(소선거구제+권역별 병립·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현행 인원을 유지하면서 지역구 의석을 줄이고 대신 비례대표를 늘리는 안(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등 총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논의를 시작하려던 국회는 의원 50명 증원을 비판하는 여론에 놀라 여야가 합의한 지 닷새 만에 합의를 뒤집었다. 사실 의원정수 확대는 원론적 의미에선 국회의원의 기득권을 줄이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이번 선거제 개편 논의에서는 표의 비례성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지역구 의석은 줄이지 않고 비례대표만 늘리려다 보니 이런 사달이 난 것이다. 결국 정개특위는 17일 첫 의결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의원정수를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선거제를 개편하는 3가지 안을 다시 의결했다.
조병욱 정치부 기자
의원정수 확대를 기초로 한 선거제 개편안이 시작도 전에 엎치락뒤치락한 이유는 간단하다. 표의 비례성과 대표성을 확대하겠다는 깊은 뜻을 국민이 몰라서가 아니다. 국회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간 의원들이 보여준 행태는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곧이듣기 어렵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2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원 수가 늘더라도) 인건비는 21대 국회 내내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삭감할 수도 있다”고까지 말했다. 의원 수가 늘더라도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세비는 현재의 예산 안에서 나눠 쓰겠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의원이 자신의 월급을 정하는데 결국 나중에 올리지 않겠느냐”는 식의 비아냥이 줄을 잇는다. 국민은 경험에서 나온 상식적인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의원들은 2019년 최저임금 1만원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이면서도 자신들의 수당은 14% 인상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최근 길거리 공해로 취급되는 정당 현수막을 자신들에게만 무제한 허용한 것도 의원들이다.

선거제 개편이라는 중대사를 두고 준비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정개특위는 지난 17일에야 일반 국민 5000명을 대상으로 선거제 개편과 관련한 공론조사 용역을 공고했다. 또 학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도 4월 중 실시할 계획이다. 당초 선거제 개편의 법정 시한은 오는 4월10일이었다. 의원들은 바뀔 선거제도에 따른 시뮬레이션 결과값이나 여론 동향도 모른 채 전원위에서 토론을 벌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제 개편이 시급한 이유도 따지고 보면 여야 모두 위성정당을 만들어 꼼수 공천을 했기 때문이다. 현행 소선거구제 아래에서 상대보다 1표만 더 받아도 당선되고, 나머지 49.9%의 유권자가 던진 표는 사장되는 구조는 개선이 필요하다. 현 제도는 양당의 대결 구도를 더 공고히 하는 데 일조한다. 김 의장은 이 제도가 “싸움 잘하는 전사만 양성한다”고 평가했다.

2004년 이라크 파병 연장 동의안 이후 19년 만에 여야 국회의원이 모두 참여하는 전원위가 27일부터 2주간 국회에서 열린다. 이번에는 서로의 기득권을 먼저 내려놓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선거제도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의원 1인에겐 연봉 1억5500만원, 보좌진 9명, 그 밖의 유류비 등 세비 지원이 뒤따른다. 전원위에 임하기 전 이 세금과 자신에게 주어진 특권이 국민으로부터 나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했으면 한다.

조병욱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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