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에 실적 악화…대기업 작년 4분기 영업이익 70% 급감
반도체 산업이 부침을 빠지면서 관련 기업 실적이 급락하자 지난해 4분기 국내 대기업 영업이익이 7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실적 확인이 가능한 262곳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12조9871억원으로 2021년 동기(41조9703억원) 대비 69.1% 급감했다. 이들 기업 전체 매출액(662조4211억원)이 2021년 동기(595조4197억원) 대비 11.3% 증가된 것과는 상반된다.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인기로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한 자동차·부품 업계의 영업이익은 증가한 반면, 반도체가 한파를 겪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급락한 영향으로 대기업 전체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 대상 기업들은 지난해 2분기까지 합산 영업이익이 50조원에 달했지만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며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2% 감소한 34조4697억원에 그쳤고, 4분기에는 영업이익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업종별로 전체 19개 업종 중 13개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해 국내 수출 산업을 주도해온 IT전기전자 업종의 실적 하락폭 컸다. IT전기전자 업종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조368억원으로, 전년 동기(20조8516억원)와 비교해 85.4%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대표 수출 품목인 반도체, 가전, 휴대전화 등의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공기업은 같은 기간 영업손실 규모가 4조3422억원에서 9조7806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고 매출액도 1년새 13조1836억원 늘어났다. CEO스코어는 에너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발전 공기업의 수익이 증가한 데 반해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차질로 한국전력 등의 적자가 불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줄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조3061억원으로, 전년 동기(13조8667억원) 대비 68.9% 급감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분기 1조89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외에 한전, 포스코홀딩스, HMM, LG디스플레이, 현대제철 등도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이 기간 1조원이 넘게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조3592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1조5천297억원) 대비 119.6% 증가했고 같은 기간 기아도 1조1751억원에서 2조6243억원으로 123.3% 증가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 이 기간 영업이익 증가액이 1조원이 넘은 기업은 현대차와 기아 두 곳뿐이다.
한편 조사 대상 기업 262곳의 당기순이익은 2021년 4분기 29조748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 23조136억원으로 20.8% 줄어들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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