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우 남천문화예술원 대표 “한밭아리랑, 대전 하면 떠오르는 노래 됐으면”
계룡산·옥녀봉 등 명소 8곳 담아
4분 분량…‘즐겁고 명랑’이 핵심
“시민들의 흥을 살려보고 싶었다”
“계룡산 높이 솟은 백운봉 흰 구름 걷어다가, 옥녀봉에 걸어두고, 선녀들 내려와 비단을 짠다. (중략) 아리 아리 아리 낭낭, 스리 스리 스리 낭낭, 아리랑 스리랑 한밭아리랑….”
지난 21일 대전 중구 선화동 한 건물의 지하에 있는 한국남천문화예술원 연습실. 전통음악단체인 남천문화예술원 박현우 대표(62)가 장구를 치고 거기에 맞춰 제자 박점수씨(63)와 김남희씨(61)가 ‘한밭아리랑’을 구성지게 뽑아냈다.
“더 힘차게, 더 신명 나게 불러보세요.”
박 대표의 주문이 더해지자 박씨와 김씨의 목소리가 연습실 내부를 쩌렁쩌렁 울렸다.
‘한밭아리랑’은 박 대표가 9년 전부터 구상해 만든 4분 분량의 새로운 아리랑이다. 곡은 국악인 주봉자씨가 만들고, 가사는 박 대표가 주씨가 함께 썼다.
“‘대전’ 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뭡니까. 가요 ‘대전부르스’ 이외에 별로 생각나는 게 없잖아요. 오랜 구상과 연습 끝에 내놓은 게 바로 ‘한밭아리랑’입니다. 곧 음원을 내서 대전을 대표하는 아리랑으로 키울 예정입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아리랑은 예로부터 내려온 것과 최근 새로 만들어진 것이 있다. ‘정선아리랑’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 등이 옛부터 내려온 아리랑이다. 최근에는 여러 지역에서 새로운 아리랑이 만들어지고 있다. 충남 공주에는 ‘공주아리랑’이, 충북 청주에는 ‘청주아리랑’이 새로 만들어졌다. 여기에 대전을 소재로 한 ‘한밭아리랑’이 새로 선보이게 된 것이다. 박 대표는 ‘신나는 아리랑’을 추구한다. 후렴구의 ‘아리 아리 아리 낭낭’에서 ‘낭낭’은 아리랑을 명랑하고 즐겁게 만들어주는 핵심 요소다.
박 대표는 “한국 전통음악의 뿌리는 ‘한’이 아니라 ‘흥’이라고 생각해 ‘한밭아리랑’을 흥타령으로 만들었다”면서 “BTS를 비롯한 K팝 스타들이 부른 노래가 세계적인 히트를 하는 배경에도 ‘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밭아리랑’ 가사에는 계룡산·백운봉·옥녀봉·봉황정·구봉산·갑천·유성온천·보문산 등 대전을 대표하는 명소 8곳이 등장한다. 대전 토박이인 박 대표는 “대전의 명소를 소개하면서 대전사람들의 흥을 살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남천문화예술원은 ‘한밭아리랑’을 통해 대전을 국제무대에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달 초 몽골 흡스굴에서 열린 얼음축제 무대에서 ‘한밭아리랑’을 최초로 공개한 것도 그래서다. 당시 박 대표는 오랜 세월 국악을 함께해온 제자 박씨, 김씨와 ‘한밭아리랑’을 직접 불러 몽골 관객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박 대표는 앞으로도 한국·몽골·중국·일본 등 4개국 전통문화교류회를 통해 각국을 순회하면서 ‘한밭아리랑’을 알릴 예정이다.
“물론 그 전에 146만 대전시민이 모두 ‘한밭아리랑’을 따라 부를 수 있도록 알려나갈 겁니다. 이후에는 모든 국민에게 한밭아리랑을 알리고 해외에도 보급할 예정이고요.”
박 대표는 중·고교 시절 대전 웃다리농악의 최고 권위자인 송순갑 선생(작고)에게 국악을 배우고 대학에서 국악을 전공한 뒤 지금까지 국악 외길을 걸어오고 있다.
글·사진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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