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우리 이사갈 기회야”…상급지 갈아타기 수요 늘듯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 이석희 기자(khthae@mk.co.kr) 2023. 3. 22.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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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 18.6% 하락 영향
다주택자 세부담 가장 감소
“급하게 집 매도 필요성 줄어”
1주택자, 갈아타기 수요 늘듯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 = 픽사베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역대 최대폭인 약 18% 이상 하락함에 따라 유주택자들의 보유세 부담도 크게 줄어들게 되면서 이에 따른 시장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세부담이 줄어든 다주택자들이 처분을 위해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1주택 실수요자들의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2일 정부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에 대해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기존 주택 보유자의 세부담을 줄여 매물 출회 압박을 줄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세금부담이 낮아지며 급하게 처분하지 않고 관망하려는 매도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했다.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적어지면서 호가를 큰 폭으로 내렸던 급매물들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세부담 감소로 1주택자의 상급지 갈아타기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함영진 랩장은 “과세부담 완화가 실수요자의 주택보유 관련 심리적 부담을 낮추고 1주택 교체수요의 시장 진입문턱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만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명 똘똘한 주택이나 수도권 상급지 위주의 갈아타기가 제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은마아파트 2023.3.22 [이승환 기자]
세부담이 줄어들면서 일부 투자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보유세 부담이 줄은 데다가 현재 집값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 ‘언제 사는 게 좋을 거 같냐’는 문의가 근래 들어 조금씩 들어온다”고 전했다. 세금 부담이 줄어든 만큼 좋은 입지에 나온 급매물을 살피는 다주택자가 늘고 있단 의미다. 박합수 교수는 “2주택자까진 중과세율이 사라졌고 기본공제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오르면서 세부담이 줄었기 때문에 중저가 주택에 대한 투자수요가 일부 살아날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다주택자의 급매물은 감소하는 반면 1주택자 갈아타기 및 일부 투자자들의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1·3대책으로 집값 하락세가 둔화된 가운데 이번 발표가 시장 연착륙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올해 1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하는 추세다. 서울의 경우 2월 64.0에서 이달 88.2로 24.2p 증가했다. 1·3대책에 따른 거래량 증가가 전망을 밝게한 요인이라는 게 주산연의 설명이다. 청약시장 역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들어 이날까지 서울 지역 분양 1순위 청약경쟁률은 57대1을 기록했다. 분기별로 보면 2021년 4분기(192.5대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공시가격 하락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제기된다. 빌라 소유주들의 전세보증보험 문제다. ‘빌라왕 사건’으로 전세사기 우려가 커지며 가뜩이나 외면 받고 있는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마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오는 5월부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기준을 전세가율 100%에서 90%로 강화한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90% 이상이면 보증을 서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전세가율을 계산할 때 기존에는 공시가격의 150%까지 인정해줬지만 앞으로는 이 비율이 140%로 낮아지기도 한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공시가격이 20% 떨어지는 것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니 수도권 빌라 가운데 80% 이상이 기존 보증금으로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계약을 연장하던 새로운 세입자를 받던 기존만큼 전세 보증금을 받을 수 없을 텐데 이러면 보증금 미반환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악의적으로 사기를 꾸민게 아닌 선의의 임대인들이 다 걸려 있는 문제”라며 “임대인들은 반전세로 돌리고 부족한 보증금액 만큼은 담보대출로 충당한다던지 미리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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