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4-① 스테인드글라스 화려한 빛의 향연

경기일보 2023. 3. 2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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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펠리페 네리의 예수 성심 교회’
‘산 펠리페 네리의 예수 성심 교회’ 전면 모습. 박태수 수필가

 

주일미사에 참례하러 호텔 부근에 있는 산타 마리아 대성당에 갔으나 이미 미사가 끝나가는 터라 이웃에 예수회가 설립한 ‘산 펠리페 네리의 예수 성심 교회’로 간다. 이곳은 방금 미사가 시작돼 조용히 뒷자리에 앉는다.

여행 중 주일미사에 참례해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도록 기도하면 왠지 마음이 편안하다. 미사 예절은 에스파냐어로 진행하지만, 예절은 전 세계 어느 곳에 가나 똑같아 부담 없이 따라할 수 있다. 미사 후 성당 안과 밖을 둘러본다. 이 교회는 누에바 에스파나 시절인 1765년 예수회가 세웠으며, 중남미 지역에 세운 수도회 소속 교회 중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성당은 중앙 제대와 좌우에 작은 예배당이 있는 정형적인 가톨릭교회 구조다.

잠시 의자에 앉아 성스럽고 화사한 돔 천장의 스테인드글라스를 감상한다. 가톨릭교회의 스테인드글라스는 빛과 색을 통해 균형과 조화의 예술적 아름다움을 창출한다. 창을 통과한 빛은 미묘한 굴절과 투과로 신비로운 매력에 빠진다. 스테인드글라스에 담긴 내용은 대부분 성경 속 사건이나 성인의 거룩한 삶을 담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가톨릭교회 건축에 있어 스테인드글라스는 중심적 요소로 건축양식과 조화를 이룬다.

스테인드글라스 예술은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서유럽 국가에서 출발했지만, 에스파냐가 중남미 지역을 식민지화한 14세기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이 지역에 가톨릭 신앙이 전파되면서 스테인드글라스도 함께 발달했다. 멕시코뿐만 아니라 중남미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크고 작은 교회에서 예술적 가치가 넘치는 다양한 형상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쉽게 만난다.

성당 내부는 스테인드글라스 외에도 오래된 십자가와 성모를 비롯한 여러 성인상이 모셔져 있고, 아름다운 신고전주의 양식의 중앙 제단은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빛바랜 성화와 오르간은 이곳이 중세 시대 교회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자리매김하고 있다.

교회 밖으로 나와 외관을 감상한다. 교회 정면에는 3개의 출입문이 있고, 상단 파사드는 섬세함과 화려함을 넘어 예술적으로도 가치가 넘친다. 이 교회는 에스파냐에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만큼 규모는 크지 않으나, 정교한 조각으로 만든 추리구레스크 형식의 교회 전면은 극단적이면서도 표현력이 풍부하고 화려해 고건축학적으로는 에스파냐 바로크 건축 양식의 극치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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