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보고 싶습니다!”…고종과 덕혜, 그림에서 만나다
[앵커]
빼앗긴 나라의 마지막 황녀로 태어나 한 많은 삶을 살다간 덕혜옹주.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아버지, 어머니를 사무치게 보고 싶어 했는데요.
끝내 이루지 못한 그 만남이 한 화가의 그림 속에서 꿈같은 현실이 됐습니다.
김석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열세 살 꽃다운 나이에 일본으로 강제 유학.
열아홉 살에 대마도주 집안과 정략결혼.
정신질환으로 오랜 투병생활을 하다 1962년에야 고국으로 돌아온 비운의 황녀 덕혜옹주.
어린아이 같은 글씨로 써 내려간, 부모님을 향한 사무친 그리움.
다시는 볼 수 없었던 딸과 아버지.
마침내 그림 속에서 만났습니다.
대한제국의 황제와 황녀로, 가장 행복했던, 꿈 같은 그 시절로 두 사람을 데려간 주인공.
현대적인 감각의 한국화로 주목받는 신선미 작가입니다.
[신선미/작가 : "그림 속에서만큼은 좀 더 애틋하게, 마음껏 고종황제를 끌어안는 그런 그림을 그렸습니다."]
선 하나하나부터, 채색까지, 긴 시간 공들여 완성한 그림들.
고운 우리 전통 한복의 멋과 아름다움이 생생하게 살아납니다.
우리 한지에 밑그림을 그리고, 전통 안료를 아교에 녹여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바르고 또 바르면, 맑고 은은한 빛깔이 화폭 위로 잔잔하게 배어 나옵니다.
작가가 어린 시절 꿈결에서 본 친구 '개미 요정'들은 그림에 깨알 같은 이야기와 재미를 더해줍니다.
젊고 풋풋한 감성의 한국화로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가 고른 이번 전시의 주제는 '사랑'입니다.
[신선미/작가 :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모두의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그림을 보시는 분들이 풋풋한 추억에 좀 젖어보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성큼 찾아온 봄볕처럼 따스한 온기로 가득한 작품 스무 점이 관람객을 기다립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김석 기자 (stone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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