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간 이식한 원숭이 35일 생존…국내 연구진, 세계 기록 넘어

박정연 기자 2023. 3. 2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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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동물을 대상으로 한 이종 간이식에서 세계 최장 기록을 갱신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김성주 제넨바이오 대표 연구팀이 돼지의 간을 이식한 원숭이가 35일 동안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유전자 교정 기술로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한 형질전환돼지의 간을 원숭이에게 이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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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제넨바이오 대표 연구팀
제넨바이오 영장류 비임상시험센터 수술실. 제넨바이오 제공

국내 연구진이 동물을 대상으로 한 이종 간이식에서 세계 최장 기록을 갱신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김성주 제넨바이오 대표 연구팀이 돼지의 간을 이식한 원숭이가 35일 동안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2017년 미국이 보유하고 있던 이종 간이식 최장 생존 기록 29일을 넘어섰다.

이번 이종 간이식 실험은 인간과 가장 유사한 영장류 동물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구팀은 유전자 교정 기술로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한 형질전환돼지의 간을 원숭이에게 이식했다. 이어 면역억제제를 투여해 이식수술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인 거부반응을 억제했다. 약 3년 간의 실험을 통해 확인된 가장 안정적인 수술법을 통해 이식 수술을 실시했다.

이번에 실시된 수술법은 원숭이의 복부를 절개한 뒤 간의 왼쪽과 중간 부위 70%를 절제하고 이 자리에 돼지의 간을 이식하는 과정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수술이 끝난 이후 원숭이가 갖고 있던 30%의 간이 이식된 돼지의 간과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기존 세계 기록이었던 29일을 넘어서 35일 동안 생존한 개체가 나왔다. 이 방법으로 돼지의 간을 이식받은 원숭이 13개체 중 3개체가 20일 이상 생존했으며 2개체는 29일 이상 생존했다. 연구팀은 "기존 원숭이 간의 30%를 지원받아 생존했다는 한계가 있지만 장기간 면역반응을 알아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주 제넨바이오 대표는 “심각한 혈액응고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간 이식은 이종이식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며 “이번 과제를 통해 우수한 간 이식 성적을 확보함으로써 이종 간 이식의 임상적용 가능성과 의학적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박재범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분과 교수는 “여러 시도들을 통해 최적의 수술법과 면역억제 프로토콜을 확립했고 점차 더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수술하는 환경과 수술 후 회복을 위한 집중관리 환경 또한 중요한데 약 900마리의 영장류 수용이 가능한 제넨바이오의 시험 시설이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신장, 심장 등 다양한 고형장기를 대상으로 이종이식 시험을 추가 실시할 계획이다.

이종 간이식 수술 과정의 모식도. 제넨바이오 제공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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