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탈세계·디지털·탈탄소 올라타라"

2023. 3. 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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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형준 BCG코리아 대표
세계화·자동화시대 이미 끝나
韓, 민관협력 DNA로 도약해야

"이제 제조업의 성공 키워드는 탈세계화, 디지털화, 탈탄소화입니다."

22일 국민보고대회에서 황형준 BCG코리아 대표(사진)는 이 같은 내용으로 글로벌 제조업의 3대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세계화, 자동화, 생산효율화가 제조업의 절대선이자 진리였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과거 제조업의 경쟁력은 세계화와 공장 자동화, 효율성 제고 여부에서 결정됐다. 선진국은 고부가가치 영역인 설계·디자인을 맡고, 인건비가 싼 개발도상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생산 원가가 낮은 국가에서 제품을 만들어 전 세계 시장에 판매하는 것이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화를 활용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미·중 갈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이제는 급속한 탈세계화가 이뤄지고 있다. 세계 각국이 자국 우선주의에 기반해 글로벌 협력보다는 각종 세금과 보조금을 강화하는 보호무역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과 중국이 첨단 제조업을 중심으로 패권 경쟁을 벌이며 우방국끼리 똘똘 뭉쳐 공급망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관련 규제법안이나 전기차 관련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으로 자국 내 공장 유치에 나서면서 유럽은 물론 한국, 일본, 대만으로부터 주요 첨단산업 공장을 끌어들이고 있다. 폴 안트라스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전 세계로 퍼졌다는 인식과 함께 국가 간 교역에까지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줬다"며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을 넘은 인공지능(AI) 제조도 현실화하고 있다. 예컨대 미국 농기계업체인 존디어는 단순히 트랙터를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을 넘어 AI 기술을 활용해 트랙터가 스스로 농사를 짓도록 했다.

그동안 권고 사항이었던 탈탄소는 이제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의무가 됐다. 당장 유럽은 2026년부터 제조 과정에서 생산되는 모든 탄소량을 점검하고 규제하는 '디지털 제품 여권' 제도를 실시할 예정이다. 탄소량이 일정 범위를 초과하면 사실상 유럽으로 수출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특히 한국과 경쟁 국가인 독일, 일본, 대만 등 수출 위주 제조 강국은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단위의 '팀 전략'으로 세제 지원, 인력 강화,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서고 있다.

BCG는 한국의 가능성으로 다수의 글로벌 선도 기업, 높은 교육열에 따른 인적 인프라스트럭처, 정보기술(IT) 기업 기반 등을 꼽았다. 황형준 대표는 "한국은 제조업을 성공시킬 국가적 자산이 있다"며 "선도기업이 등대기업 역할을 하며 산업 전체의 혁신을 이끌 수 있고, 교육열을 우수 엔지니어·숙련공으로 유도하며, 제조업과 IT 기업 협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한국은 과거 민관 협력으로 제조산업을 일으킨 DNA가 있다"며 "한 발짝 늦게 시작해도 방향을 잘 설정하면 다른 어떤 국가보다 신속하게 혁신 제조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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