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위안화 결제 늘리고 가스관 더 짓자"
중국 "러 에너지 더 사겠다"
러軍 우크라 철수엔 말 아껴
백악관 "동맹 아닌 정략결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 직후 낸 공동성명에서 서방이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미국을 직격했다. 시 주석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정작 회담 이후 러시아와의 경제·안보협력 강화 계획만 강조하고 종전과 관련해서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는 데 그치며 실질적 평화를 위한 진전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 양국의 경제·안보 등 분야에서 전방위적 협력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14개 경제협력 협정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달러화의 세계 지배력을 상쇄하기 위한 '러시아의 위안화 사용 대폭 확대'를 비롯해 '양국 간 과학기술 공유' 등 다양한 산업군을 포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외신들은 양국 정상의 이번 공동성명을 '중국이 앞으로도 러시아와 정상적인 경제협력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양국의 동맹 관계 강화가 세계 평화를 위협하거나 제3국을 겨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들은 분열된 세계 질서를 재확립하기 위해 속도를 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도모하는 시 주석 편에 서서 러시아가 중국을 넘어 다른 나라들과 거래할 때도 위안화를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위안화를 러시아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며 "위안화 사용이 러시아 파트너는 물론 제3국 파트너들 사이에서도 안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새로운 가스 수송관 건설을 추진하는 등 에너지 분야에서의 경제협력 강화 계획도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더 많은 러시아 가스를 중국으로 보내기 위해 '파워오브시베리아2' 가스관을 건설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합의안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현재 중국으로 향하는 러시아 가스관에는 2019년 가동이 시작된 '파워오브시베리아' 등이 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패권 경쟁이 세계 안정을 저해하고 있다며 서방에 대한 비난 수위도 높였다. 두 정상은 세계 분열을 막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가 지정학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종전을 위한 시 주석의 평화 플랜을 치켜세웠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이 제안한 평화 플랜 중 많은 조항이 러시아가 추구하는 접근법과 일치한다"며 "다만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준비됐을 때 이를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중국은 중립적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나 미국은 '서방의 대(對)러시아 독자 제재 중단' 등을 골자로 하는 중국의 제안이 러시아 쪽으로만 치우쳐 있다며 반발했다. 또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동맹이 아닌 '정략 결혼'이라고 비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백악관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 주석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도 없이 푸틴 대통령에게 달려가 러시아 체제를 선전하고 있다"며 "시 주석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고 우크라이나 입장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을 때 '공정함'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진정으로 평화 중재자 역할을 할 목적이었으면 우크라이나 영토에 있는 러시아군 철수를 강력히 요구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민기 기자 /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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