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도, 내용도 완벽했던 WBC··· 이제 더 치열해진다

심진용 기자 입력 2023. 3. 22. 16:40 수정 2023. 3. 2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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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중계로 22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을 지켜보던 일본 야구팬들이 일본의 승리에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일본의 우승으로 끝났다. 한국은 3개 대회 연속 조별라운드에서 탈락하며 진한 아쉬움을 남겼지만, 대회 자체만 보면 역대 그 어느때보다 성공적이었다.

시청률과 관중, 화제성 등 모든 면에서 이번 WBC는 ‘역대급’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조별라운드에서만 관중 101만999명이 들어찼다. 종전 기록 51만명의 2배 가까운 기록이다.

일본은 대표팀이 나선 WBC 전경기 시청률이 40%를 넘었다. 한일전 44%를 기록했고, 8강 이탈리아전은 48%가 나왔다. WBC 시청률 최고기록이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4강전과 결승전 시청률은 이보다 더 높게 집계됐을 것이 확실시된다. 푸에르토리코는 조별라운드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시청률 62%를 기록했다. 미국-영국의 경기 미국내 시청자는 159만2000명으로 2009년 이후 조별라운드 경기 중 가장 많았다.

이번 WBC는 그간 ‘변방’으로 평가받던 나라들, 다소 부진했던 나라들이 선전하면서 ‘야구의 세계화’라는 당초 대회 목표에도 한발짝 더 다가선 대회였다. 대회 최고의 신데렐라팀 체코가 사상 첫 WBC 진출에 성공해 중국을 상대로 첫 승리까지 거뒀다. 큰 경기 경험이 없는 체코 대부분의 선수들은 WBC의 뜨거운 열기에 “이상한 나라에 온 앨리스가 된 것 같다”며 어리둥절해 했지만, 경기장에서는 누구보다 용감하게 싸웠다. 첫 두 대회에서 조별라운드 전패로 탈락했고, 이후 두 대회는 본선에 오르지도 못했던 파나마는 이번 대회에서만 2승을 기록했다. 같은 조 모든 나라들과 승패 동률을 기록하고도 8강에 오르지 못한게 아쉬웠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체코 대표팀 마르틴 무지크(가운데)가 지난 10일(한국시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조별라운드 중국전에서 홈런을 때린 뒤 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조별라운드에서 한국을 꺾은 호주는 사상 첫 8강에 올랐다. 일찌감치 결전지 일본에 훈련장을 차리고 만전을 다한 결실을 얻었다. 초대 대회 6위가 최고 성적이던 멕시코는 4강 일본전에서 다시 나오기 어려운 명승부를 펼쳤다. 졌지만 잘 싸운 멕시코 벤지 길 감독은 “일본이 올라갔지만, 오늘은 전세계 야구계가 이긴 날”이라며 대회 역사에 남을 한마디를 남겼다.

한국과 일본이 이번 WBC에서 사상 처음으로 외국 국적 선수 받아들였다는 것도 특기할 만하다. 세인트루이스 팀 동료 사이인 토미 에드먼과 라스 눗바는 각자 어머니의 나라를 대표해 이번 대회에 나섰다.

결승전 마지막 순간, 모두가 꿈꿨던 오타니 쇼헤이와 마이크 트라우트의 ‘세기의 대결’이 펼쳐지면서 WBC는 정점을 찍었다. 풀카운트 6구 승부 끝에 오타니가 이겼다. 시속 140㎞ 날카로운 슬라이더에 트라우트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오타니는 대회 MVP에 올랐고, 트라우트는 “1라운드는 그가 이겼다. 하지만 우리는 돌아올 것”이라며 재도전을 다짐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22일(한국시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 9회말 미국 마지막 타자로 나온 마이크 트라우트가 일본의 마무리 투수 오타니 쇼헤이에게 삼진을 당하는 순간 포수 나카무라 유헤이가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대회가 계속될수록 WBC의 위상은 올라가고 있다. 기존 강국들이 더 충실한 전력으로 나서고 있고, 그간 눈에 들어오지 않던 나라들도 꾸준히 기량이 상승하고 있다. 대회 수준이 올라가는 만큼,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한국야구가 착실하게 준비하지 않는다면 조별라운드 탈락이라는 결과가 더이상 ‘참사’가 아닌 ‘일상’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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