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해외연수 보고서 '베끼기·짜깁기 일색'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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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입국 규제가 풀리면서 각급 기관의 해외출장이 잇따르는 가운데, 대전시의회 의원들이 연수 후 작성한 보고서가 베끼기와 짜깁기 일색인 것으로 지적됐다.
22일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 따르면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행자위)는 지난해 12월 18∼25일 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를, 산업건설위원회(산건위)는 같은 달 19∼26일 스페인·프랑스를 각각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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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시당 "연수 통해 느낀 점도 허접하고 황당"
(대전=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입국 규제가 풀리면서 각급 기관의 해외출장이 잇따르는 가운데, 대전시의회 의원들이 연수 후 작성한 보고서가 베끼기와 짜깁기 일색인 것으로 지적됐다.
22일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 따르면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행자위)는 지난해 12월 18∼25일 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를, 산업건설위원회(산건위)는 같은 달 19∼26일 스페인·프랑스를 각각 방문했다.
이들 해외연수에는 각각 약 4천만원과 4천100만원이 사용됐다.
이후 제출된 해외연수결과 보고서를 민주당 시당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시의원들은 인터넷 자료를 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베끼고, 일부는 다른 기관 국외공무결과 보고서나 전임 시의원들의 해외연수결과 보고서를 표절했다.
30쪽에 달하는 산건위 보고서 가운데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22@ 혁신지구에 대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계기로 비즈니스 중심지로 부상하였고, 2007년 7월 22@플랜 사업 승인 이후 지식기반 산업·교육·주거 등 문화시설이 공존하는 혁신지구로 탈바꿈시키고자 하였다'는 부분 등은 광주 북구 대학타운형 재생뉴딜사업센터가 2021년 7월 작성한 도시재생 사례 보고서의 판박이였다.
바르셀로나 라발 지구의 주요 현황을 설명하면서는 2017년 대전시의회 연수결과 보고서와 2019년 경북 성주신문의 기획기사 내용을 짜깁기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국립 소피아 왕비 예술센터에 관한 부분도 2017년 광주일보의 '도시재생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기사 내용을, 프랑스 파리의 이시레물리노 지구 부분 역시 2019년 제주도시공사의 국외출장 보고서를 거의 그대로 옮겼다.
37쪽에 이르는 행자위 보고서의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베르사유 궁전, 알렉상드르 3세 다리 등에 대한 내용도 대부분 인터넷 위키백과나 나무위키를 그대로 베끼거나 짜깁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의원들이 해외연수를 통해 느꼈다는 점도 허접하고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파리 에펠탑을 보고는 한빛탑을 관광자원화하자거나, 이탈리아 로마 콜로세움과 관련해서는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관광체험의 장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스페인 등을 방문한 산건위 보고서에는 '전통시장 안내도 도입 필요성을 느꼈다', '전자저울을 사용해 시장의 신뢰도를 높였다' 등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 관계자는 "의원들이 관련 기관을 방문하거나 전문가를 면담한 사례가 전혀 없다"며 "특히 행자위는 연수 7일차에 로마관광청을 방문한다고 했지만, 현지에서 일정을 변경해 콜로세움과 개선문 등을 돌아봤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이드를 따라 관광지를 방문하는 데 예산 8천만원을 쓴 셈"이라며 "의원들이 선진국의 다양한 우수사례를 본따르기(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해외연수를 권장해야 하지만,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프로그램도 세밀하게 구성해 시민들에게 당당한 연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방문지 현황을 설명하는 부분에 있어 일부 지적을 받을 수 있고 연수 내내 한 치의 허술함도 없었다고 자신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최대한 많이 보고 느끼려 했고 현장에서 생각한 바를 우리 대전에 어떻게 적용할지 심도 있게 고민하는 시간이었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cob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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