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 마련하고 이참에 VIP로?”…백화점 예비부부 두고 경쟁 뜨겁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may@mk.co.kr) 2023. 3. 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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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갤러리아 백화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결혼 성수기로 꼽히는 봄 시즌을 맞아 주요 백화점들이 앞다퉈 예비부부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프리미엄 웨딩 트렌드 속 고가의 명품 예물을 선호하는 젊은 층이 늘자 ‘큰손’ 고객을 선점하자는 움직임의 일환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웨딩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명품 매출의 증가세가 한풀 꺾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웨딩 시장만큼은 건재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롯데백화점 롯데웨딩멤버스는 지난해 신규회원수가 전년 대비 20% 늘었고 인당 구매금액은 럭셔리 상품군을 중심으로 30% 이상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더클럽웨딩의 지난해 가입 고객도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더클럽웨딩 가입 고객 매출은 30% 넘게 성장했다.

예비부부들의 씀씀이는 점점 더 커지는 추세다. 명품 소비에 익숙해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백만원대 럭셔리 브랜드의 웨딩밴드를 비롯해 1000만원 안팎의 예물 가방과 시계 등을 구매하는 이들이 많아져서다.

여기에 신혼 가전·가구까지 백화점에서 준비하면 금세 우수고객(VIP) 기준을 맞출 수 있게 된다. 그러다보니 ‘이참에 백화점 VIP 한 번 돼보자’라는 마음으로 단일 백화점에서 몰아서 소비하는 예비부부가 늘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웨딩 멤버십 회원의 경우 약 30%가 다음해 VIP로 전환된다”면서 “과거에는 가전, 가구에 소비가 집중됐다면 요즘에는 명품과 패션, 뷰티 쪽으로도 소비가 확산돼 관련 혜택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고객이 쇼핑하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현재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이 웨딩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면서 구매 금액에 맞춰 일정 수준의 상품권을 지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롯데웨딩멤버스는 9개월간의 구매 금액을 적립해 5~7% 상당의 상품권으로 돌려준다. 가입 기간이 종료된 신혼부부를 대상으로는 ‘신혼+클럽’을 운영해 결혼기념일, 명절 등에 각종 할인권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 더클럽웨딩 역시 9개월간 구매 금액을 적립해 최대 5% 리워드 혜택을 준다. 특정 리빙·패션 브랜드에 대해선 당일 구매금액별 최대 10% 리워드가 있다. 현대리바트, 현대그린푸드, 그리팅몰 등 계열사별 혜택도 다양하게 누릴 수 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웨딩 마일리지를 운영 중이다. 기본 5% 적립인데, 이달 말까지는 웨딩 프로모션을 통해 갤러리아 모바일 적립금 2%를 추가 적립해 최대 7% 혜택을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은 별도의 웨딩 멤버십을 운영하지 않지만 제휴카드 등을 통해 타사와 비슷한 수준의 실질 혜택을 주고 있다.

백화점들은 상품권 리워드 외에도 수시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한편 각 사별로 뷰티 관리나 원데이 클래스 체험, 청첩장 할인 등 차별화된 외부 제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예비부부들의 멤버십 가입을 유도해 특정 백화점에서 구매를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인 락인(Lock-In) 효과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다만 일부 예비부부들 사이에선 백화점 웨딩 멤버십과 제휴되지 않은 명품 브랜드가 너무 많아 실질적인 혜택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롤렉스, 불가리, 까르띠에, 티파니앤코, 반클리프 아펠 등 명품 예물로 대표되는 많은 브랜드가 웨딩 마일리지 적립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백화점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각 브랜드가 ‘할인·제휴 불가’라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일부 명품 브랜드의 경우 각사 정책상 웨딩 마일리지뿐 아니라 모든 백화점 혜택(할인, 상품권 증정 사은행사)에서도 제외되길 원한다”면서 “다만 웨딩 마일리지 적용이 안 되는 브랜드도 백화점 구매 실적 자체로는 적립이 가능하기에 VIP를 노리는 고객들은 여전히 한 군데서 몰아서 소비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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